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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연합시론] 문 대통령 'G7+4' 참석 결정, 담대한 외교로 성과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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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했다.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정상통화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화를 걸어와 정식으로 초청 의사를 전했고, 문 대통령은 "기꺼이 응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방 선진국클럽인 G7을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 등을 포함한 G11이나 G12으로 확대개편 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하루만이다. 얼핏 봐도 '중국 포위 협의체' 성격이 짙어 수락 여부를 놓고 신중 검토론이 우세했다. 문 대통령의 결정이 전격적이란 느낌을 주는 것도 그래서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숙고를 거듭했을 것이다. 중국의 반발 가능성 탓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세계 선도국가'를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목표로 제시했다. 미국의 선진국클럽 가입 타진은 때맞춰 찾아온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과단성 있는 결정으로 시의적절했다.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포위·압박 움직임이 거세다. 무역·금융에서 시작된 대중 공세가 코로나19 사태 중국 책임론으로 번지고, 외교·군사·인권·산업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마침내 미국은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와 반중 외교전선 구축을 뜻하는 G11이나 G12 구상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반중 군사연합 추진 방침까지 밝혔다. 이런 움직임은 2016년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제안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수용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포위한다는 게 그 요체다. 문제는 우리가 경제와 안보 양 측면에서 의존도가 높은 두 강대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입지가 협소해져 우려스럽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한국 외교의 향후 지향점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크게 세 가지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 하다.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한국 외교의 기축임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 그 첫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세계 재편 과정에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주저 없이 그 길을 가겠다는 것이 둘째고, 미·중 간 '신냉전' 구도에 휘말리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게 그 세 번째다. G7 정상회의 초청에 응하면서도 '방역과 경제'라는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치중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도 그런 인식에서다. 개방·투명·민주 3원칙을 따른 'K방역'의 우수성을 세계와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제 몫을 다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반중 전선 구축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미국의 압박과 그에 상응한 중국의 압박도 강화되겠지만 중심을 잡고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다툼에 한국을 끌어들이는 행태는 대국의 격에 걸맞지 않다. 남북한 국민의 오랜 고통의 원천인 한반도 분단에 구소련, 일본과 더불어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더욱더 그렇다.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지원해 한반도 분단 상황을 해소하지는 못하더라도 75년이 지난 지금까지 또다시 신냉전 구도에 가두려는 시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어서다. 정부도 이젠 자신감을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 미국과 중국의 요구 중 부당하다고 판단될 때는 할 말을 해야 한다. 국민을 믿고 말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도전들이다. 눈치 보고 수세적이기보다 당당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종 상태인 남북관계 개선부터 우리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2주 후엔 6·15 공동선언 20주년이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 유엔의 대북제재 틀 밖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 위기는 기회다. 정교하지만 담대한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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