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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진보보다 더 앞설 것"… '민주당 2중대' 비판 떨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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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 공식 임기 시작 / “정책 측면서도 선도적 역할 담당” 강조 / ‘경제혁신위’ 설치… 코로나 이후 대응 /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도 제출 / ‘호남·여성·청년’에 방점 둔 행보 주목 / “당정 추진 3차추경, 합리적 근거 땐 협조” / 사무총장 김선동·대변인 김은혜 임명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취임일성으로 “통합당이 진취적인 정당이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진보보다 더 앞서가는 것”, “진보보다 더 국민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보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주당 2중대’ 비판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이날 공식 임기를 시작한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대위는 이날 회의실 벽면에 ‘변화, 그 이상의 변화’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통합당의 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진취’라는 말을 강조했는데, 이는 진보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이보다 상위 정신, ‘우리만의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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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첫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변화' 글씨를 배경으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비대위원은 “산발적으로 정책 몇개를 뜯어고치는 건 이벤트성”이라며 “좌우 이념보다는 국민의 삶, 국가 공동체와 미래를 우선순위에 두고 거기에 필요한 의제들을 전면적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통합당은 이날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비대위 산하에 ‘포스트 코로나’ 선제 대응을 위한 경제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로 인해 국민들이 미래에 대해 굉장히 불안한 심정을 갖는 것 같다”며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지만, 이로 인해 파생될 경제·사회 제반의 여러 상황이 아주 엄중하게 다가오고 있다”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관련해서는 이견 없이 지원을 외치고 있는데 여기에서 소외된 보험설계사, 방과후 교사, 학습지 교사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합리적 근거를 갖고 만들어지면 협조해줄 수 있다”며 “지금보다 엄청나게 큰 추경 규모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서 총선 기간 중 올해 예산 중 20%를 절감, 코로나 대응 재원으로 100조원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통합당은 이날 21대 국회 당론 1호 법안으로 ‘코로나19 위기탈출 민생지원 패키지법’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일시적 사업중단 등으로 손실이 생긴 의료기관과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피해를 지원하는 방안과 함께 대학교 등록금 환불, 무상급식 지원 중단 시 취약계층 푸드쿠폰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치원 휴원 및 학교 휴교 등으로 아이 돌봄이 필요한 근로자를 위한 제도활성화, 불가피한 계약파기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 무효, 임차건물에 관한 차임·보증금에 대한 감액청구권 보장 등의 지원책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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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비대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향후 ‘호남-여성-청년’에 방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한다. 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청년은 청년위원들이, 여성은 여성위원들이, 호남은 모두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수도권에 있는 30% 넘는 호남 출신 인사들의 표를 얻을 방안을 잘 궁리해보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들에게 정강·정책 개편(김병민), 청년 발굴·육성(정원석 김재섭), 여성·보육(김현아 김미애), 4차산업·직능(성일종) 등 각각 분야를 나눠 혁신과제를 마련토록 했다.

또 사무총장에 재선 출신 원외인 김선동 전 의원을, 당 대변인에 방송 기자 출신인 초선의 김은혜 의원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엔 기재부 차관 출신인 재선의 송언석 의원을 각각 기용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주 내로 부총장단과 특보 등 남은 인선을 마무리 짓고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에는 당초부터 시간이 좀더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차기 여연원장으로 수도권에 출마했다 낙선한 인물들을 비롯해 학계 등 원외 인사를 염두에 두고 지난 주말에도 두루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연을 전격 해체할지, 개조 작업을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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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김종인 청와대 회동 성사될까

문재인 대통령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청와대 회동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문 대통령은 21대 국회 출범과 때를 맞춰 야당과 ‘협치’를 하겠다는 자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여야가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추진해 보라”고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지시했고, 전날엔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통합당 주호영 양당 원내대표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양당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아무런 격식 없이 만나는 게 좋은 첫 단추”라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이 있으면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 정국을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계속 이어갈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1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에 대해 “언제든지 만나야죠”라고 밝혀 ‘문·김 회동’ 성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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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한 뒤 오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다소 껄끄럽게 생각하는 김 위원장과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을 계속 만나려고 할 것이고, 대표 회담은 안 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삼고초려로 비대위 대표를 맡아 민주당이 여당인 새누리당을 제치고 제1당을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듬해 5월 실시된 조기 대선을 2개월 앞두고 당을 떠나 문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공개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꼈다. 정치 도의를 떠나 기본적인 인성의 문제”라고 비판까지 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몇 차례 영수회담을 요구했으나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을 ‘패싱’하는 대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청와대에서 두 번 가졌다.

8월 2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가 선출되면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그동안 여야 대표 회동 여섯 번, 여야 원내대표 회동 네 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단독회동을 한 번 했다.

황용호 선임기자·장혜진·김민순·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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