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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교회發 집단감염, 다시 고개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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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 목사 14명 등 29명 확진… 종교 소모임 1명 사망, 1명 위중

조선일보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회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주말 예배 등이 아니라 행정 조치나 통제가 어려운 소모임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고령 확진자 중에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예배 아닌 소모임·개별 접촉으로 퍼져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인천시는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인천·경기 지역 개척교회 13곳의 목사와 그 가족, 신도 등 29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발생한 교회 소모임 관련 집단 감염은 총 6건으로, 관련 확진자는 82명이다.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70대 남성 환자가 지난달 24일 사망했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80대 여성 환자는 위중한 상태다. 수원동부교회도 이날 신도 4명이 확진돼 나흘 새 관련 환자가 8명이 됐다. 제주도 단체 여행을 갔다 온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관련 확진자도 이날 2명이 늘어 총 11명이 됐다.

1일 0시 기준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는 30명인데 80%인 24명이 종교 관련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만 따져도 지난달 25일부터 종교 소모임 관련 확진자는 57명으로, 방역 당국이 쿠팡 물류센터 관련 감염으로 분류한 수원동부교회 8명을 포함하면 총 65명에 이른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수원동부교회 집단 감염이 쿠팡 물류센터와 연관성도 확실하지 않아 역학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 교회발(發) 집단 감염은 방역 수칙 없이 집회·예배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반면, 최근 발생한 교회발 집단 감염은 예배 등 공식 행사가 아닌 소모임이나 개별 접촉 등이 문제가 됐다. 확진자 29명이 나온 인천 개척교회 관련 집단 감염은 지난달 31일 확진된 부평구 모 교회의 목사(여·57)가 첫 환자로 추정된다. 이 목사는 지난달 25∼28일 인천 개척교회 4곳에서 열린 소모임에서 다른 목사들과 모여 부흥회 및 연합 예배를 가졌다. 인천 지역 교회 11곳, 경기 지역 교회 2곳의 목사가 모임에 참석했다. 목사들이 대화하거나 찬송가를 부르면서 비말이 형성돼 바이러스가 자연스레 전파됐고, 이후 가족과 신도 등에 추가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확진자 29명 중 목사가 14명, 목사의 아내·자녀가 5명, 신도 등 접촉자가 10명이다. 인천시는 "문제가 된 모임의 참석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이날 시내 전체 종교 시설 4234개에 2주간 집합 제한 조치를 내렸다. 경기도도 도내 물류창고, 콜센터, 장례식장, 결혼식장에 집합 제한 조치를 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소규모 모임은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모임별 특성에 맞는 수칙을 따로 만드는 것도, 행정 조치를 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소모임에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CJ·롯데 등 식품 연구소도 확진자 발생

이날 롯데중앙연구소와 CJ제일제당의 식품 및 바이오 연구·개발(R&D)센터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나와 연구소가 폐쇄되는 등 집단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롯데중앙연구소는 선임연구원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연구소가 폐쇄됐다. 이 직원은 지난달 31일 고열 증세를 보여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롯데중앙연구소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등 롯데 식품 관련 계열사의 연구 시설이 모여 있고 상시 근무자는 약 300명이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CJ제일제당의 R&D센터인 'CJ블로썸파크'에서도 식품 연구원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롯데와 CJ제일제당 측은 "확진자의 감염 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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