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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영국 국민 "코로나19 정보 관련 정부도, 언론도 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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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믿는다' 전체의 48%…정치인·언론 신뢰 비율도 50% 미만

연합뉴스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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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국민 2명 중 1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정부나 정치인,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로이터 연구소는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를 통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고브는 지난달 21∼27일 1천771명을 대상으로 각 기관이 얼마만큼 정확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영국 정부가 정확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절반에 못 미치는 48%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4월 10∼14일 조사 당시의 67%와 비교하면 무려 19%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5월 말 불거진 도미닉 커밍스 영국 총리 수석 보좌관의 봉쇄령 위반으로 인해 정부에 대한 신뢰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영국 정부 실세로 그 자신이 봉쇄조치 입안에 참여했던 커밍스 보좌관은 지난 3월 말 자신과 부인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자 런던 자택에서 자가 격리하는 대신 무려 400km 떨어진 더럼에 있는 부모 농장으로 이동했다.

아울러 4월 12일에는 80km 거리에 있는 유명 관광지 바너드 캐슬까지 차를 몰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커밍스 보좌관이 바너드 캐슬까지 이동한 것이 봉쇄령의 '사소한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로이터 연구소의 라스무스 클라이스 닐센 소장은 "지난 10년간 이 분야 조사에서 영국 정부가 지난 6주 동안 경험한 것과 같은 급격한 하락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설문 조사 결과 정치인과 언론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크게 낮아졌다.

정치인이 코로나19 관련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믿는다는 응답은 4월 당시 38%에서 5월 말 25%로 13%포인트 떨어졌다.

언론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이는 같은 기간 57%에서 46%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영국 국민은 그러나 과학자와 의료기관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의료기관과 국내 의료기관에 대해 신뢰한다는 이들은 5월 조사에서 각각 72%와 86%로 집계됐다.

4월 조사에 비해 7%포인트와 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자와 의사, 전문가들을 신뢰한다는 이들의 비율은 4월 88%에서 5월 83%로 5%포인트 떨어졌다.

연구소는 "(정부와 언론, 개별 정치인 등) 세 가지 출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매우 큰 반면 다른 기관에 대한 변화는 작았다"면서 "불신은 사람들을 코로나19를 포함한 음모론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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