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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서로 다투는 와중에 치부 다 드러난 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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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염병 대응 리더십 실종… 여전한 인종차별도 / 중국, ‘바이러스 진원지’ 오명 속 홍콩 민주주의 탄압

주요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란 지구적 위기의 와중에 서로 극심하게 다투다가 그만 각자의 ‘치부’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리더십의 부재와 아직도 뿌리깊이 남아 있는 인종차별이 뼈아프다. 중국은 바이러스 진원지라는 오명에 이어 홍콩보안법 제정 과정에서 민주주의 탄압국 이미지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세계일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분노한 테네시주 멤피스 시민들이 31일(현지시간) 차에 탄 경찰관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염병 대응 리더십 실종… 여전한 인종차별도

1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과 인종 간 갈등이 드러낸 미국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정치 전문기자 댄 발즈의 칼럼을 게재했다. “국가적 위기의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실종됐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발즈 주장의 핵심이다.

그는 칼럼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미국인의 수가 베트남전쟁 사망자의 2배에 육박하는 상황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전세계가 인류 공동의 적인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단결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와의 절연을 선언하는 등 미국 리더십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질타했다.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주민에게 가혹행위를 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 주류에 대한 흑인들의 반감이 고조되고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거의 폭동 수준으로까지 비화한 것도 이번에 드러난 미국 사회의 치부다. 그간 미국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인권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는데 당장 자국에서 흑인 등 소수인종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상황은 미국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미국 정부를 향해 “철저한 조치를 하고 인종차별을 철폐해야 한다는 국제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점잖게 충고했다. 인권 문제로 미국에게 매번 비판을 당해 온 중국이 이번에는 입장을 바꿔 미국을 공격하고 나선 셈인데 미국으로선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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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지난달 27일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러스 진원지’ 오명 속 홍콩 민주주의 탄압

물론 중국이라고 나을 게 하나도 없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중국 당국은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 같다’는 의사 리원량의 경고를 무시하고 되레 그를 유언비어 유포자처럼 매도했다. 질병의 원인을 찾고 주민에게 주의를 촉구하며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해결 노력을 하는 대신 쉬쉬하면서 통계를 왜곡하고 정보를 통제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그러는 사이 코로나19는 중국 국내는 물론 전세계로 퍼져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이르렀다. 중국이 ‘바이러스 진원지’라는 오명을 얻은 이유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국난 속에서 중국은 절대다수 홍콩 주민이 반대하는 홍콩보안법을 밀어붙였다. 중국이 영국에서 홍콩을 되찾을 때 체결한 ‘일국양제’ 협정에 따라 홍콩은 비록 중국의 일부이나 중국과 다른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독자적인 사법부를 갖는 것이 보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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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이는 헛된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지난해 송환법 제정을 둘러싸고 홍콩에서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졌을 때 군대까지 파견해 홍콩 인근에 주둔시키며 유혈진압을 예고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재의 중국공산당은 서구의 신념과 민주주의 가치를 파괴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주석 대신 ‘총서기’라고 불러 그가 정상적인 나라의 국가원수보다 1당 독재를 하는 중국공산당 최고 지도자의 모습에 더 가깝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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