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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물류센터發 감염 비상…무인 로봇 등 확대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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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 동아DB


갖가지 물건이 칸칸이 들어있는 자율주행 선반이 다가오자 납작한 딱정벌레처럼 생긴 운반로봇이 일사불란하게 ‘우향우’ ‘좌향좌’하며 각자 맡은 선반장 밑으로 들어간다. 사람이 하는 건 모니터를 보며 로봇이 순서대로 옮겨온 선반에서 특정 물건들을 뽑아내 컨베이어벨트에 올리는 일이다. 선반에 물건을 칸칸이 채우는 것도 로봇 팔이 한다.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물류센터의 전반적인 전경이다. 지난해 기준 이런 로봇이 20만 대 운영되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아마존은 지난달에만 디지털 물류와 자율주행 스타트업 두 곳에 투자를 진행했다.

1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부문의 대표 유니콘 기업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유통·물류 산업 일선에 비상이 걸렸다. 물류 현장 근로자가 대부분 계약직으로 구성돼 있는데다, 근무 밀집도가 높아 방역 수칙을 적용하기 힘든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에서는 비대면 물류 전환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올해 3월 물류센터에확진자가 발생해 물류창고 폐쇄 등을 경험한 아마존, 월마트 등은 물류비용 감축을 위해 도입한 로봇 물류센터, 자율주행 물류 로봇을 확대하는 방향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죽스’ 인수를 검토 중인 데 이어 영국의 디지털 물류 기업 ‘비콘’ 투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KT, 삼성SDS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일찍부터 비대면 물류 시장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KT는 5G 자율주행 운반 카트를 개발해 지난달부터 자체 서부물류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 로봇 전문기업 트위니와 공동 개발한 ‘나르고’와 ‘따르고’로, 주로 대량 화물 운반과 분류 등에 쓰인다. KT는 자체 물류센터 시범운영을 거쳐 병원이나 도서관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소형 물류 운반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물류사업부문이 있는 삼성SDS는 비대면 물류 지능화 사업과 함께 비대면 배송 시범서비스도 최근 시작했다. 물류센터에 별도의 근무자가 없어도 배송 기사가 스마트폰으로 배송 계획을 확인하고, 무인 무류센터에서 지문 인식으로 본인 확인을 한 뒤 물품을 수취해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목적지에 배송을 완료하면 본인 확인 정보는 자동으로 폐기된다. 무인 물류센터의 보안과 사고 방지를 위해 폐쇄회로(CC)TV 화면을 인공지능(AI)이 살펴보며 배송기사 본인 여부, 금지구역 출입 여부 등을 체크한다.

배송 외에 배달 분야에서도 무인 로봇 활용은 증가세다.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 민족이 앞선 상태다.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자율주행 서빙로봇을 내놓은 데 이어 LG전자와 실내외 배달로봇 상용화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 배송, 물류 증가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업체 입장에선 물류비와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비대면 물류 기술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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