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0486302 0362020060160486302 04 0401001 6.1.11-RELEASE 36 한국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91012800000 1591012947000

美 “줄서라” 노골화… 이번엔 反中 군사연합 동참 압박

글자크기
폼페이오, 中 군사력 증강 맞설 동맹에 한국 콕 집어 거론

국무부 “경제번영네트워크 동참” 트럼프 “G11 참여” 요구 이어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왼쪽 세 번째) 미국 대통령이 2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과 관련한 미국 측 대응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감염병 사태의 불똥이 한국에 전략적 선택을 강요하는 외교적 시험대로까지 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이 무역, 군사, 인권, 홍콩 문제 등 전방위로 번진 신(新)냉전 구도가 고착화하면서 이 참에 세계질서의 새 판을 짜려는 미국의 의도가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주요 7개국(G7) 참여를 요구한 데 이어 한국에 ‘반중(反中) 군사 연합’ 합류도 손짓했다. 하지만 경제와 북한 등 다양한 변수가 중첩돼 미중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지향해야 하는 한국은 어느 한 쪽의 손도 놓을 수 없는 터라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발전은 현실”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그의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 발언은 그 다음이었다. 그는 “중국이 다음 세기를 지배하도록 놔둬서는 안되며 미국은 서방의 세기가 되도록 한국, 인도, 호주,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전 세계 동맹과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설 연합전선에 한국도 동참하라는 명시적 요구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향후 글로벌 질서를 ‘민주국가 대 독재정권’의 이념 대결로 몰아가며 반중 블록 참여를 정당화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중국을 ‘중국 공산당’으로 지칭하고, 시 ‘주석(president)’을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바꿔 부르면서 장기집권 체제를 에둘러 비판했다. 중국은 권위주의 체제인 만큼 민주국가인 한국이 경제ㆍ외교(G7)뿐 아니라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 편을 들라는 논리였다.

미국의 반중 전선 동참 요구는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달 20일 “한국에 ‘탈(脫)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상인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동참을 제안했다”고 일방 발표하기도 했다. 30일에는 아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G7이 세계를 적절히 대표하지 않아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 등을 (초청하기) 원한다”고 G11로의 확대ㆍ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도 최근 초당적 기고문을 통해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태평양 억지 구상’을 반영하겠다”고 예고했다.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으로 중국을 압도해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국은 얼마 전 경북 상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장비를 기습 반입했을 때처럼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양자택일 해야 하는 샌드위치 상황에 수시로 내몰릴 우려가 크다.

중국 역시 “한중 관계 훼손”을 이유로 미국에 적극 맞서고 있다. 올해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는 데다 성공적인 코로나19 극복을 바탕으로 한국 등 국제사회의 우군을 늘리려는 상황에서 미국의 공세에 절대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배어 있다. 댜오다밍(刁大明)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교수는 “(미국의 G7 확대 구상은) 한국ㆍ호주를 떼놓아 중국을 나쁜 국가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양국의 강대강 대치 수위가 높아질수록 한국은 점점 외교적 수렁에 빠져 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자국 중심주의와 강대국 간 갈등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미중 갈등에 따른 곤혹스러운 처지를 대변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