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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서울역 묻지마 폭행’ 호소글 확산…피해여성 항변 “내가 건장한 남자였으면 사고 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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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30대 여성이 지난달 26일 오후1시50분쯤 이른바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장소인 공항철도 서울역 내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의 전경.


30대 여성이 대낮에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처음 본 남성에게 이른바 ‘묻지마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함몰하는 피해를 봤다고 호소한 글이 온라인에서 급속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지난달 26일 오후1시50분쯤 공항철도 서울역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에서 신원을 알수 없는 남성이 30대 여성을 폭행했다는 신고 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히 퍼진 이 글은 피해자 전언을 친언니가 올린 것으로, 피해 여성은 “폐쇄회로(CC)TV가 없어 증거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1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역 묻지마 폭행’ 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공유되고 있다.

세계일보

글쓴이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쯤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30대 초중반의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골절되는 피해를 보았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문제의 남성은 고의로 다가와 어깨를 부딪힌 뒤 욕설을 했으며, 이에 항의하자 얼굴을 때렸다는 게 피해 여성의 전언이다.

이 남성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잠시 기절했던 피해 여성은 소리 지르자 달아났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서울역 15번 출구 서부역 쪽 모범 택시 정류장까지 쫓아가면서 “저놈 잡아달라” 소리 지르며 요청했으나 길가에 대기 중인 기사 등은 구경만 했다고 한다.

피해 여성은 “폭행 발생 현장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라 결정적 증거 영상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조사 결과 범인이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거나 상점에서 카드 결제를 한 내역이 없어 잡기 힘들 수도 있다고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 지난달 3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서울역사 내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항철도 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 키 180㎝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다가와 어깨를 부딪쳤고, 이 남성은 욕설을 하더니 상대 안면을 주먹을 가격했다. 한 차례더 폭행하려 했으나, 여성이 소리를 질러 미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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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폭행상황을 목격한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과 역사 직원은 서울철도경찰대에 피해 여성을 데려다줬다. 이 사건은 3일 후인 지난달 29일 경찰대 수사과로 이관됐다.

남성의 신원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는데, 폭행 현장 인근에 CCTV가 없었던 탓이다. 또한 열차 탑승 내역이나 역사 내 카드 사용 기록도 없어 인상 착의와 다른 CCTV에 드러난 동선에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피해자 언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CCTV 부재로 결정적 증거 장면을 확보할 수 없는데 대해 서울역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경찰도) 그동안 수사에 걸림이 되었다면 개선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생에게 생긴 육체적 상처도 상처이지만, 동생이 평생 안고 살아갈 정신적 충격이 가장 걱정”이라며 “(동생은) 보복범죄가 진행되면 어쩌나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면식도 없는 이가 행한 폭력에 피해자가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되물었다.

피해자 역시 앞선 글에서 “우연일지 모르겠으나 CCTV 사각지대에서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아 계획적인 범죄로 봐야 할 것 같다”며 “서울역에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 이 부분에 대해 경찰의 안일한 태도, 대낮에 여전히 약자(특히 여성)를 타깃으로 한 묻지마 폭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공론화시키기에 충분한 문제인 것 같아 내용을 공유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건장한 남자였거나 남성과 같이 있었다면 과연 이런 사고를 당했을까”라고 반문했다.

피해 여성은 더불어 광대뼈 함몰을 보여주려는듯 엑스레이 사진도 공개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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