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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기자의 눈] 슈가가 만든 '믹스테이프'…직접 해명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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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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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슈가는 어떻게 생각해?'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지난달 22일 어거스트 디(Agust D)라는 활동명으로 총 10트랙이 담긴 두 번째 솔로 믹스테이프 'D-2'를 내놨다. 이는 첫 믹스테이프 이후 4년 만에 나온 것으로 슈가 역시 "많이 채워내고 싶었다"라고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앨범 발매 후 슈가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듯한 느낌이 드는 믹스테이프"라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뇌하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야심차게 내놓은 작업물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만큼 'D-2'는 슈가라는 아티스트의 생각을 온전히 담은 작품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믹스테이프가 나온 뒤 예상치 못한 논란이 터졌다. 'D-2' 수록곡으로 슈가가 공동 작사한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에 미국 사이비교주 제임스 워런 짐 존스의 육성 연설이 담겼기 때문이다. 곡의 도입부에는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짐 존스의 육성이 흘러나온다.

'어떻게 생각해?'가 나온 뒤 온라인 상에서는 대학살을 저지른 범죄자의 육성을 굳이 담은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견과 연설을 인용해 헤이터들에게 반어적인 의도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며 해당 사안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논란이 지속되자 팬들은 슈가의 피드백을 기다렸다. 아티스트의 기획의도를 명확히 알아야 비판이든, 옹호든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설명 및 사과한 건 믹스테이프 'D-2'를 만든 '어거스트 디'가 아닌 '방탄소년단 슈가'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였다.

빅히트는 지난 5월3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며 ▲도입부 연설 보컬 샘플은 해당 곡의 트랙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고 ▲ 회사 내부 프로세스 과정에서 부적절한 샘플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문제점을 확인한 이후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해 재발매했다고 해명했다. 별다른 의도 없이 실수라고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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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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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는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슈가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하긴 했지만, 공식입장문의 대부분의 내용은 이번 사안에 대한 빅히트의 설명과 해명 및 사과였다.

빅히트의 공식입장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믹스테이프 'D-2'를 만든 슈가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해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슈가는 지난달 29일 네이버 브이라이브 방송에 두 시간을 할애, 믹스테이프 제작 전반 과정과 비하인드를 자세히 풀어냈다. 또한 빅히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슈가가 전곡 작업에 참여했다고 알리며 'D-2'는 슈가가 만든 음악임을 분명히 했다. 그만큼 '슈가 메이드'를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어떻게 생각해?'가 논란에 휩싸이자 슈가는 직접 자세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소속사가 '공식입장'을 내서 설명 및 사과하고, 팬들이 슈가의 기획의도를 '파악'하는 동안 슈가는 직접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해?'에서 슈가는 어려운 시절을 거쳐 슈퍼스타가 된 화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헤이터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스스로의 음악과 그간 쌓아온 활동에 자신감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아티스트 슈가는 논란이 발생하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의 설명과 사과가 있었을 뿐이다.

지금 상황에 대해 슈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젠 빅히트가 아닌 슈가가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답할 차례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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