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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코로나19 확산에 전국적 소요 사태까지…美, 역대급 위기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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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대 피해 흑인·저소득층 분노 / 美 경기실종 현실화까지 삼중고 / 소요 사태로 일터 복귀 물거품 / 시위로 코로나 ‘슈퍼확산’ 우려

미국이 최악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전국적인 소요 사태가 동시에 발생하는 ‘역대급’ 양대 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로 동시 다발 시위가 벌어지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종돼 시위 참가자를 통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자마자 폭력 시위와 방화 및 약탈 등으로 경제도 마비됐다. 소요 사태와 코로나19 확산 및 경제 침몰의 삼중고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일보

평화시위 존중 비무장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관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스포캔카운티 법원 앞에 몰려든 시위대 앞에서 경찰관들이 존중과 이해의 표시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무릎 꿇기는 2017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시작한 이후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 외에도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 등지의 경찰관들이 평화 시위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무릎을 꿇었다. 스포캔=AP연합뉴스


특히 흑인 등 소수 인종과 저소득층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가 됐고, 이들이 다시 소요 사태로 인한 경제활동 중단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TY)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위 사태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에서 흑인은 전체 주민의 6%이나 코로나19 환자의 29%를 차지했고,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니애폴리스시에서 흑인은 전체 주민의 20%에 못 미치나 코로나19 환자의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소수 인종 출신 젊은층이 계약직, 임시직 노동자이거나 2∼3개의 시간제 일자리를 뛰면서 살아왔으나 이들 일자리가 소요 사태로 모두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신규 실업자가 4000만명가량에 이른다. 이들은 자택대피령이 해제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일터 복귀를 꿈꿨으나 전국적인 시위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약탈과 방화를 우려해 가게 문을 열 수가 없고, 정부 당국도 통행금지령과 함께 상가개점금지령을 내렸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규모 시위 참가자로 인해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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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분노한 시위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차량을 부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시위가 야외에서 이뤄지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집단으로 구호를 외치고, 밀집대형으로 장시간 가두 행진을 하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높다. 더욱이 경찰이 최루 가스와 페퍼 스프레이(분사 액체)를 뿌림에 따라 시위 군중이 집단으로 눈물을 흘리고, 기침까지 하게 된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2주 후에 확진자 급증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고,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도 “시위가 슈퍼 확산을 초래해 2차 대유행 사태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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