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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MSC가 남긴 LCK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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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의 온라인 e스포츠 대회 ‘미드 시즌 컵(MSC)’이 지난 5월 31일 중국 ‘TOP e스포츠’(이하 TES)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라이엇게임즈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MSC는 코로나 사태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취소된 이후 e스포츠 대회 공백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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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대회라고는 하지만, MSC에 대한 관심은 사뭇 남달랐다. 2020년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e스포츠 리그 개최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진행된 2020년 LOL의 첫 글로벌 대회라는 점. 그리고 매년 10월 개최되는 'LOL 월드 챔피언십' 역시 MSC와 같은 온라인으로 대전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향후 LOL의 국제 e스포츠 대회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때문에 이번 MSC에 대한 기대감은 MSI 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 더욱이 총상금이 60만 달러(한화 약 7억 3,600만원)이라는 것과 중국 LPL에 밀려 이제는 도전자가 되어버린 한국 LCK 간의 맞대결이라는 부분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많은 기대를 받은 이번 MSC에서 LCK 4개 팀은 나흘간의 경기 결과 결승에 단 한 팀도 진출하지 못하고, 중국 팀들 간의 결승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LCK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었던 T1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TES에게 패배했고, 담원 게이밍과 DRX 역시 마지막 1승을 채우지 못하고 패배해 탈락의 쓴맛을 맛봤다. 정규 시즌 1위였던 젠지e스포츠가 그나마 조별 예선을 통과했지만, 준결승서 TES에게 3:0 완패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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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결과 자체는 좋지 못했지만, 한가지 고무적인 것은 지난 2018년부터 LCK가 국제 무대에서 보여준 경기력보다는 훨씬 향상된 모습이었다. T1의 경우 작년 롤드컵 우승팀인 펀플러스를 1경기에서 승리로 잡아냈고, 비록 조별예선에서 탈락했지만, 경기가 일방적으로 흘러간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DRX 역시 아깝게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두 번의 재경기가 펼쳐질 만큼 승부의 행방을 알 수 없을 정도의 접전을 펼쳤고, 준결승전에서 완패한 젠지 e스포츠 역시 진동과 IG를 연달아 격파하며, 정규 시즌 1위 팀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MSC에서 LPL과 LCK의 차이를 가른 것은 결국 ‘한타’였다. 2년간 수 많은 대회에서 패배의 쓴 맛을 본 LCK 팀들은 경직된 챔피언 선택과 오브젝트 나눠먹기 식의 운영에서 탈피해 의외의 벤픽과 방어보다 공격, 대치보다는 이니시 위주의 경기력을 선보이는 등 이전보다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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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초반 우위를 가져가고, 중반까지 계속 이득을 굴렸지만, 결국 ‘한타’에서 패배함으로써 결국 경기를 내주는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MSC의 경기를 보면 LCK 팀들이 운영이나 초반 분위기는 좋았지만, 중반부터 한 챔피언씩 잘리기 시작하고, 이내 한타에서 무기력하게 패배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경기가 불리해도, 모든 라인에서 공격적으로 게임을 운영하고, 대치 상황에서 물러서기 보다 상대의 빈틈을 과감하게 찌르는 LPL 팀들의 플레이와는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몇 차례 이득을 보더라도, 결과적으로 바론, 장로 드래곤을 처치하지 않으면 한번 숨을 고르는 LCK와 달리 한번 우위를 점하면 상대가 숨돌릴 틈 없이 계속 몰아치는 LPL 식 플레이가 결국 한타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주요했다.

현재 LPL은 한타력, 교전 능력만 좋다는 2018년 이전과 달리 경기를 주도하는 운영 능력은 향상시키고, 한타력은 여전해 이제 LCK보다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는 수준이다. 더욱이 이번 MSC에서 우승을 차지한 TES에 한국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이제 중국 LPL 내에서도 한국의 영향력이 더욱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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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숨가쁜 일정 끝에 막을 내린 이번 MSC는 중국 LPL과 한국 LCK 사이에 굳건히 서있는 ‘벽’을 다시 한번 실감한 대회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했던 이전 대회들과 달리 LCK 팀들도 한치 앞을 모르는 접전을 펼치며, 분투해 게이머들에게 “이제는 그래도 할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이벤트전과 정규 e스포츠 대회의 무게감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MSC의 성적표를 받아든 LCK 팀들이 오는 10월 개최될 ‘2020 롤드컵’에서 확실히 달라진 모습으로 ‘그때 그 시절’의 위엄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유럽과 중국에 밀려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글 /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june@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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