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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P "트럼프, '안티파 테러조직' 운운하며 분노 분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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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위 폭력 사태 배후로 안티파 지목

전문가 "안티파, 경찰서 불태울 조직력 아냐"

미네소타 주지사, 백인 우월주의·마약 조직 의심

뉴시스

[AP/뉴시스]사진은 다넬라 프레이저가 제공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당시 영상의 한 부분이다. 5월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수갑을 찬 채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던 플로이드의 목을 9분 가까이 무릎으로 눌렀다. 결국 플로이드는 사망했으며 이에 분노한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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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시위 국면에서 돌연 '안티파(antifa)'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인종차별이 촉발한 분노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는 시도라고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반파시스트(anti-fascist)'를 줄인 말인 '안티파'는 '극좌파' 정도로 통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안티파가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시위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위대의 말은 달랐다. WP는 지난 며칠 동안 현장에서 접촉한 시위 참가자들은 다양한 참여 이유를 댔다고 전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연루된 다른 경찰에 대한 추가 기소 촉구, 경찰에 대한 전반적인 분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발생한 지루함 등이다.

윌리엄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티파를 비난한 직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많은 곳에서 무정부주의자와 극좌파 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폭력 사태가 준비·조직됐다고 보인다. 이들은 폭력을 유발하려고 다른 주에서 와서 안티파 같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2017년 책 '안티파'를 펴낸 역사학자 마크 브레이는 안티파가 전국 단위 집단은 아니며 극우파에 반발해 생겨난 극좌 이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브레이는 이 그룹이 회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규모를 추적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도시에 5~15명의 회원이 있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안티파가 경찰서와 쇼핑몰을 불태우는 전국적인 캠페인을 조직할 수 있었다면, 이미 몇 년 전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이런 종류의 행동에 동의하지만, 관여할 수 있는 인물이 너무 적다"고 밝혔다.

워싱턴 주립대 교수로서 사회 운동을 연구해온 T.V.리드는 절도범들이 약탈하는 동안 극우주의자들은 시위를 비난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의 중심에는 (플로이드의 죽음을) 정말 슬퍼하는, 비폭력적이고 합법적인 사람들이 있다는 게 사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스포캔=AP/뉴시스]5월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스포캔의 스포캔 법원 앞에 모인 시위대가 존경과 공감의 표시로 무릎 꿇은 경찰관들과 손을 잡고 있다. 5월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미니애폴리스 경찰 데릭 쇼빈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이후 미 전역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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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의 주지사 팀 월즈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백인 우월주의자나 마약 조직이 폭력 사태에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주 관계자는 극우주의자들이 동료들에게 미네소타로 오라고 요청하는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보였다고 밝혔다.

미네소타 검찰총장 키스 엘리슨은 "외부인들이 참석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으며 그중 일부는 매우 부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네소타 헤네핀 카운티 대변인 제러미 조스는 이메일을 통해 30일 오후 8시에서 이날 오후 4시 사이 52명이 시위와 관련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중 41명은 미네소타 주민이었으며 11명은 위스콘신주, 아이오와주, 오리건주 등 다른 주 주소지를 갖고 있었다.

법률 전문가 다수는 현행법상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집단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언론 및 집회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25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9분 가까이 짓눌렀다. 플로이드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 과정을 찍은 영상은 온라인상에 공개된 이후 미국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 물건을 훔치는 범법 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AP통신은 한국 시간으로 1일 정오께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와 관련해 미 전역에서 적어도 410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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