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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서울역 폭행’ 피해자 “명백히 약자 겨냥” 대낮 모르는 남성이 갑자기 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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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뼈 골절…눈옆 찢어져

철도경찰 7일째 수사 지지부진

“인상착의 확보…추적중”


한겨레

피해자 ㄱ씨가 제공한 사건 장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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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공항철도 서울역 역사 안에서 한 여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갑자기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부러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경찰은 폐회로티브이(CCTV) 사각지대여서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지만, “수사가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1일 피해자 ㄱ(32)씨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휴가를 마치고 여행에서 돌아오던 ㄱ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갑자기 다가온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느닷없이 폭행을 당했다. 키 180㎝ 정도의 이 남성은 ㄱ씨에게 다가와 어깨를 부딪치며 욕설을 했고, ㄱ씨가 이에 “뭐라고요?”라고 하자 다짜고짜 주먹으로 얼굴을 쳤다. 이후 ㄱ씨는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이 남성은 서울역 15번 출구로 도주했다. 경찰에 신고한 뒤 병원에 간 ㄱ씨는 왼쪽 광대뼈가 골절돼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고, 왼쪽 눈 옆도 1.5㎝가량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ㄱ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대낮에 서울역에서 벌어질 수 있는지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ㄱ씨는 “이는 명백히 약자를 겨냥한 폭행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누리꾼들도 ‘#서울역묻지마폭행’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수사기관에 서둘러 가해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사기관의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공항철도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소관이다. 사건 발생 장소는 폐회로티브이 사각지대여서 폭행 장면은 촬영되지 않았다. ㄱ씨의 언니는 “(사건 뒤) 철도경찰대 담당자가 폐회로티브이가 없어 수사에 걸림(돌)이 되어왔다고 제게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그동안 수사에 걸림(돌)이 됐다면 당연히 개선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분노했다. ㄱ씨는 “사건 발생 이후 7일째가 되지만 수사기관에서 전달받은 것은 없다. 제가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도 ‘폐회로티브이를 보고 있다’는 안일한 대답만 하고 있다”며 “수사가 너무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ㄱ씨의 언니는 “사건 이후 동생이 한숨도 자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철도경찰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폭행 장면이 찍히지 않은 것은 맞지만 주변 폐회로티브이 영상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확보해 추적 중”이라며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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