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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몰려오자… 트럼프, 가족들 데리고 지하벙커 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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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당시 딕 체니 부통령 등이 지휘하던 장소

조선일보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굳은 표정을 한 채 백악관 정원을 걸어가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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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씨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으로 향하자 한 때 지하벙커로 피신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31일(현지 시각) “지난달 29일 밤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대통령을 지하 벙커로 피신시켰다”고 백악관 관리와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비밀경호국은 비무장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주변까지 진출하자 약 한 시간 반가량 백악관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시위대는 백악관 출입문 바로 앞에서 벽돌과 병을 던지며 "정의 없이 평화 없다"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은 이날 밤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몇십 분 동안 벙커에 있다가 올라왔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배런도 함께 벙커에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에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대통령은 긴급상황실(EOC)로 이동하게 된다”며 “멜라니아 여사와 배런을 비롯해 가족도 함께 이동하게 돼 있다”고 했다. NYT는 "비밀경호국이 어떤 일 때문에 대통령을 지하벙커로 이동시켰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백악관이 위협받을 때 대통령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절차들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트윗을 통해 비밀경호국의 대처에 대해 “더 이상 안전하게 느낄 수 없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시위대가 백악관에 진입했으면 군견과 무기가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백악관 EOC는 테러 등 위기 상황 시에 요인들이 피하는 장소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딕 체니 부통령 부부를 비롯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 핵심 인사들이 이곳에 모여 사태에 대처했다. 당시 플로리다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중이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 기지를 거쳐 백악관으로 복귀해 EOC로 향했다.

한편 31일 밤 백악관은 직원들에게 출·퇴근 시 출입증을 잘 숨기라는 내용이 담긴 안내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이 확보한 이메일에 따르면 백악관은 재택근무를 최대한 활용하라고 권고하면서 시위로 인해 보안 태세가 철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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