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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로나19 확산에 정치적 혼란까지…‘점입가경’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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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 파라주에 있는 아마존강 초입에 있는 마라호 섬에서 보건당국 직원이 코로나19 사망자를 매장하고 있다. 마라호|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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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확산과 정치적 혼란, 브라질 상황이 악화일로다.

브라질 최대 도시 상파울루에서 지난 31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브라질에선 코로나19로 대규모 집회가 금지됐으나, 최근 보우소나루 측근들이 ‘가짜뉴스’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정치적 갈등이 심해지면서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친정부 시위대는 ‘네오 나치’ 깃발을 들고, 반정부 시위대는 ‘민주주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그러다 약 3시간 동안 서로 욕설을 하거나 주먹다짐을 벌였다. 경찰은 곧 최루탄을 쏘며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5명이 체포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도 친정부 시위가 열렸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는 쓰지 않은 채 헬기를 타고 집회 현장 상공을 돌아본 후 지지 집회에 합류했다.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법원과 갈등을 빚는 데다, 탄핵 위기에 몰려 있다.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의 결정에 따라 지난달 27일 연방 경찰은 ‘가짜뉴스’ 유포 혐의를 받는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하원의장에 접수된 탄핵 요구서가 40건에 달해 의회에서도 보우소나루를 향한 압박이 거세지는 형국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인기도 식고 있다. 31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조사에서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 반대 50%·찬성 46%로 나왔다. 지난달 조사와 비교하면 반대는 48%에서 2%포인트, 찬성은 45%에서 1%포인트 올라갔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3%·부정적 43%로 나왔다. 긍정 평가는 지난 조사와 같고, 부정 평가는 38%에서 5%포인트 올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45%, ‘아니다’ 52%였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나 자진 사임을 반대하는 의견이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경제·정치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찬성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며칠째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브라질에선 현재 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6409명 많은 51만4849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수는 지난 22일부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480명 많은 2만9314명이다. 사망자 수도 미국·영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아졌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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