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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제주 여행 뒤 9명 감염…휴가철 앞두고 ‘깜깜이 감염’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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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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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휴일이면 제주도 행 비행기표를 구하기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대안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지난 주말인 22~24일 3일 동안 제주 방문객이 8만60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목사 일가의 집단감염이 31일 불거지며 또 다시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하는 등 휴가철까지 다가오고 있어 ‘경로가 불확실한 집단감염’은 갈수록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제주여행 뒤 9명 감염…초교생도 2명이나

경기 안양시 등에 따르면 안양에 있는 한 교회의 A 목사(62)와 부인(60)이 31일 확진됐다. 이들은 지난달 25~27일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날 A 목사의 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나머지 가족은 함께 제주 여행을 가지 않았다. A 목사 부부로 인한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감염된 가족 가운데는 부부의 손자(12)와 손녀(8)인 초등학생이 2명이나 있다. 특히 손녀 는 안양 양치초 2학년으로 지난달 28일 등교 수업을 받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학교 학생 및 교직원 150여명과 교회 신도 50여명 등에 대해 검체 검사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교육당국과 협의해 12일까지 해당 학교의 등교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A 목사 등이 속한 교회 3곳에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A 목사 부부가 간 여행은 모두 25명이 동행했다. 안양 교회 3곳과 군포 교회 9곳 관계자들이 단체로 다녀왔다. 군포에 있는 한 교회의 B 목사 부부 등 4명도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명과 2차 감염된 3명 등 9명이 감염됐다.

A 목사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주요 관광지 여러 곳을 방문했다. 일행은 서귀포시에 있는 아인스호텔에서 묵었으며, 렌트카를 이용해 향토음식점 등을 들렀다. 다만 공항에서 면세점은 들르지 않았으며, 여행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27일 오후 1시45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돌아왔다.

● 해수욕장 1일 개장…“단체여행 자제해야”

관광지인 제주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 다른 여름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당국은 “가급적 단체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몰려들 관광객을 통제하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포커게임대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주최 측은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려다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던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6월 중순에 제주에 가려던 이모 씨(24)는 “항공편과 숙소까지 예약했는데 집단감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면서 “여행을 가야할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 내놓은 개인방역수칙에 따르면 여행을 갈 경우엔 개인이나 가족 등 소규모로 이동할 것을 권장한다. 불특정다수가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수칙에는 △사람 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되도록 개별차량을 이용하고 △밀폐되거나 밀집된 장소는 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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