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북한·러시아vs영국·캐나다…中홍콩 국가보안법 놓고 복잡한 셈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북한 등 親中국가, 홍콩 국보법 지지 입장 밝혀

영화배우 성룡 포함 홍콩 문화계 인사도 지지

대만, 홍콩인 인도적 수용…英, 시민권 확대 검토

EU '유감' 전하며 '대화' 강조…신중한 모습

이데일리

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국보법) 결의안 통과를 놓고 각국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등 대표적인 친중(親中) 국가들은 홍콩 국보법을 지지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서방국가는 우려 표명했다. 유럽연합(EU)은 유감을 전하면서도 대응보단 대화를 강조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1일 중국 관영 환구망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지난 28일 홍콩 국가보안법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북한, 러시아, 파키스탄, 베트남, 베네수엘라, 캄보디아, 라오스, 이란, 세르비아 등 국가가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홍콩 문제는 철저히 중국 내정에 속하는 문제로서 그 어떤 나라나 세력도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다”며 중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도 “홍콩 문제는 중국 내정”이라고 말했고, 베트남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의 일국양제를 지지하고 존중한다”고 전했다.

세르비아는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밝힌데 이어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직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신을 보내 “지지한다”며 “시 주석의 지도아래 중국과 중국인민의 지속적인 번영과 번창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내부의 일”이라며 “미국이 이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는 태도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국가뿐 아니라 영화배우 성룡(청룽·재키 찬)을 비롯한 홍콩 문화예술계 인사 2605명과 관련단체 110곳이 홍콩 국보법을 지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홍콩 출생인 성룡은 지난해 홍콩 반중시위 때 “나는 오성홍기의 수호자”라고 밝히는 등 친중파로 알려져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서방 국가는 홍콩 편에 섰다. 이들 4개국은 국보법이 통과된 28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홍콩 자체 기관이 아닌 중국 당국이 직접 홍콩에 국가안보법을 도입하면 홍콩인들의 자유가 위축된다”며 “홍콩의 자치권과 이 곳의 번영을 가능하게 한 시스템을 막대하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홍콩을 오랜 시간 지배해온 영국은 홍콩의 ‘영국 해외시민 여권(BNO)’ 소유자들이 쉽게 시민권을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NO는 1997년 홍콩 반환 이전 홍콩 거주민에게 영국이 발급하던 여권이지만, 영국 시민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대만은 홍콩에서 기소가 우려되는 시위 당사자들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인도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 입법기구의 이런 시도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며 홍콩 문제에 개입하면 반드시 자업자득의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도 유감을 전했지만 대부분 ‘우려 표명’ 수준에 그쳤다. EU 역시 중국의 홍콩 국보법 처리 강행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대응에서 딜레마에 빠져 줄타기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9일(현지시간) 공동 선언문에서 중국이 홍콩 국보법 처리를 강행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언급한 회원국은 단 한 국가뿐이었다면서 “제재가 중국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중국과 계속해서 대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최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홍콩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다. 홍콩은 우리와 밀접한 인적·경제적 교류 관계를 가진 곳”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