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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윗에 대놓고 '딱지' 붙였다···美 SNS 운명 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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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런 선동적 미사여구에 부정적이지만 가능한 많은 표현을 쓸 수 있게 해야 하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30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우리는 정확하지 않거나 논란이 있는 정보를 계속 선별할 것이다." (28일,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입장을 연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면서부터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 간 갈등은 소셜미디어가 허위 정보나 인종 차별·명예훼손을 유발하는 정보에 대해 어떤 조처를 취해야 하는지 방향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① 굴하지 않는 트위터



갈등의 최전선에 서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다. 역설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80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트위터리안'이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트윗을 올린다.

갈등은 26일 트위터 측이 "우편투표가 투표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뜻의 딱지를 붙이면서 시작됐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크게 반발한 트럼프는 28일 소셜미디어 기업을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가 수정을 명령한 '통신품위법 230조'는 인터넷 기업이 사용자가 만든 콘텐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들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법적 근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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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미국 통신품위법(CDA) 230조는.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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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조항은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IT 플랫폼들이 거짓말임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선전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를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서명하기 전에도, 정치권에서는 '통신품위법 법안은 하루속히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왔다.

조시 홀리 하원의원은 지난해 '테크 기업들이 정치적인 편견 없이 콘텐트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트럼프 정부의 조치에 전혀 굴복하지 않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인 29일에도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딱지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진압하겠다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을 시작한다"는 문장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말은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인 보복을 공언한 윌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의 말이다.



② 입장 다른 페이스북



페이스북은 이번 논란에 대해 트위터와는 다소 다른 입장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입장을 정하기까지 상당히 고민이 있었다는 내용을 올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트윗과 포스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많은 사람은 우리(페이스북)가 트럼프 대통령의 포스트를 그대로 놔두는 것에 불쾌해한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의 입장은 구체적인 피해, 즉각적인 위험을 유발하지 않는 이상 가능한 많은 표현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에 헌신해야 할 기관 대표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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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깊어지는 트럼프와 소셜미디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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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는 앞서 27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페이스북이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말하는 모든 것에 대한 진실의 결정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트위터와 다른 입장임을 확실히 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 조치에 결함이 있다고 지적한다. NYT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같은 이용자를 더욱 강하게 단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대로 소셜미디어들이 콘텐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소셜미디어들은 앞으로 더 민감하게 콘텐트를 단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선물을 준 것과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③한국은?…민주당 "허위정보 방치하는 유튜브 처벌할 것"



소셜미디어가 가짜뉴스, 차별 언행을 얼마만큼 관리해야 하는지는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는 주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44조 4항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유해 정보, 불법 정보 등이 유통되지 않게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유튜브·페이스북 등 외국 소셜미디어들이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각종 허위 정보에 대해 좀 더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입장에 따라 지난해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인터넷 기업이 허위 정보를 방치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광온 의원은 "외국 기업들도 명확하게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내외 기업들은 '사업자가 불법 정보인지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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