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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3D 기술`로 플라스틱 용기 확 줄이는 다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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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다쏘시스템 퍼펙트 패키지 솔루션을 활용해 가상으로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리디자인하는 모습.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병 두께가 얇아질 경우 얼마나 하중을 견디면서 내용물을 보존할 수 있는지 실험해볼 수 있다. [사진 제공 = 다쏘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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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나 가정용간편식(HMR) 용기 디자인과 설계를 바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느냐는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정보기술(IT)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였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 기업들도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비대면(언택트) 생활 문화가 확산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도 급증했다. 감염 우려를 의식해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가정에서도 외식보다 배달을 선호하면서 버려지는 포장용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이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몇 달만 더 지속되면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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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대표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부터 두 달간 울산광역시의 재활용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25% 늘었다고 한다. 다른 지자체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며 "제로 웨이스트 위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화장품 산업에서 한 해 1200억개의 포장용기가 생산되는데, 이 같은 용기를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것이 우리 3D 디지털 솔루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쏘시스템은 프랑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3차원(3D) 디자인·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2013년부터 3D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일회용품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50%까지 줄여주는 '퍼펙트 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3D 시뮬레이션으로 완성품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복제품(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가상공간에서 다양하게 조건을 변경해가며 최적의 제작 방법을 찾아준다. 자동차와 비행기 제작에 주로 활용돼온 3D 설계기술을 소비재 제조업(CPG)으로 확대해 친환경 포장용기 제작용으로 특화한 것이다.

P&G 등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포장용기 리디자인에 다쏘시스템 솔루션을 활용했고, 최근에는 친환경 시스템 전환을 고민하는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3D 소프트웨어 기술은 어떻게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까. 오프라인에서 하기 힘든 다양한 실험을 3D로 만든 시제품(디지털 트윈)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생수병의 플라스틱을 5%, 10%씩 줄여 용기가 얇아질 경우 공장에서 판매점까지 모든 유통 경로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를 가상으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실험 결과를 바로 공유하면 내부 협업도 훨씬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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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퍼펙트 패키지 솔루션을 활용하면 플라스틱 사용량을 30~50%까지 줄일 수 있고, 포장 품질 인증 시간을 최대 절반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면서 "물리적인 시제품 대신 3D 모델로 '디지털 모크업(Digital Mock-up)'을 만들고 실제와 거의 유사한 렌더링을 거치며 실시간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출시 일정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최대 포장재 기업 앰코(Amcor)는 이 솔루션으로 81g이었던 용기 디자인을 59g으로 27% 줄였고, 플라스틱 패키징 디자인회사 플라스틱 테크놀로지스(PTI)는 가상 환경에서 '경량 PET 컨테이너'를 설계에 활용했다. 종이와 유리, 파우치 등 다른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한 해 약 250억개 컨테이너 분량의 유리병·항아리를 만드는 프랑스 베랄리아(Verallia)는 다쏘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유리병 설계 최적화 작업(100개 시안 시뮬레이션) 시간을 기존 일주일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

조 대표는 "친환경 포장과 재활용은 대부분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친환경 포장 및 재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데, 3D 기술을 활용하면 포장재 업계의 '디지털 혁신'이 훨씬 간편하고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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