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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3중 덫`에 걸린 코스피…EPS 반등해야 주가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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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재확산, 한국은행의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전망, 홍콩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마찰 심화라는 3중고에 2050선을 넘보던 코스피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29일 코스피는 2029.60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으로 인한 미·중 갈등 격화 가능성이 높아 수출기업이 많은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 증시가 빠른 속도로 저점에서 탈출, 상당 부분 회복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악재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압박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며 "제재 강도에 따라 금융시장의 단기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고, 코스피는 지속된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해소하려 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계속 상승세를 탈지 여부는 결국 미국과 유럽의 경제활동 재개 이후 실물경제 지표의 반등이 확인되는 지에 달려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두 가지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과 주당순이익(EPS)의 흐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하락과 반등 사이클은 PER와 EPS(이하 12개월 선행 기준)가 움직이는 방향을 기준으로 4가지 국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가가 급락하는 '비관' 국면에선 PER와 EPS가 같이 하락했다. 지수 하락이 본격화하던 2008년 5월 16일부터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같은 해 10월 24일까지가 이에 해당하는 시기였다. '희망' 국면에선 기업이익이 반영된 EPS 지표가 내려감에도, 주가 상승 기대가 반영된 PER는 먼저 상승했다. 코스피가 금융위기 이후 더블딥에 빠지고 재차 회복하던 2008년 10월 24일부터 2009년 3월 6일에 해당된다. 이후 EPS가 상승하며 PER는 하락하는 '정상화' 국면과 둘 다 상승하는 '낙관' 국면이 차례로 따라온다.

최근 한국 증시는 PER는 빠르게 올라왔지만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PER는 11.77배로 이미 코로나 이전인 연초 11.36배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코스피 저점에서 PER가 8.99배임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주가는 회복에 성공한 셈이다.

반대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전인 3월 초까진 상승 추세였지만, 폭락 이후 기업이익 전망이 본격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5월까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 37% 감소 한 데 이어 2분기엔 더 악화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한국거래소에서 집계한 '12개월 확정실적 기준'(트레일링)으로 본 지난 27일 코스피 PER는 19.6배로, 과거 20배를 넘어섰던 2010년 4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주요국의 부양책과 풍부한 유동성의 힘이 기업이익 감소를 상쇄하고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3분기 이후로는 내년도 이익 성장을 반영해 EPS가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800선까지 조정이 이뤄질 수 있지만 3분기 이후 EPS 반등이 이뤄지면 최대 2250까지도 코스피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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