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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전북-'롤러코스터' 울산, 독주 없는 겸손한 우승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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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수적 열세 속 시즌 첫 패... 울산은 승격팀에 졸전끝 2연속 무승부

지난 시즌 K리그 패권을 놓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펼쳤던 '현대가 형제' 전북과 울산은 올시즌에도 초반부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하여 압도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어느 한 팀이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하는 혼전 양상이다.

두 팀은 지난 30일 열린 K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나란히 미끄러졌다. 전북은 강원을 상대로 0-1로 덜미를 잡히며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울산은 광주를 상대로 1-1로 비기며 2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쳤다. 전북은 3승 1패로 승점 9점을 기록하며 선두를 지켰고, 울산은 2승 2무로 승점 8점을 기록하며 2위를 유지했다. 전북은 승점차를 벌리지 못했고 울산은 선두 역전의 기회를 놓쳤다. 두 팀이 모두 같은 라운드에서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K리그 개막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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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4라운드 전북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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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전력'이라는 평가 뒤에 가려진 양팀의 불안요소들이 드러난 경기였다. 전북은 강원전에서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전반 15분 만에 퇴장당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야했다. 홍정호는 문전에서 동료의 백패스를 이어받다가 첫 터치가 길게 흐르면서 쇄도하던 강원 조재완에게 공을 빼앗겼다. 골키퍼와 완벽한 일대일 찬스를 내주는 상황에서 다급해진 홍정호는 조재완의 유니폼 상의를 뒤에서 끌어당겨 넘어뜨리고 말았다. 주심은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고, 홍정호는 그대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고 차라리 한 골을 먼저 실점하는 것보다 퇴장이 팀에 더 불리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베테랑인 홍정호의 순간적인 집중력과 상황 판단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홍정호의 퇴장과 맞바꿔 당장의 실점은 피했지만 전북은 결국 수적열세를 버티지 못하고 전반 37분 강원 공격수 고무열에게 헤더 골을 내줬다.

설상가상 전북은 만회골을 위하여 공세를 이어가던 후반 33분에는 경기 내내 심판 판정에 강력하게 항의하던 조세 모라이스 감독마저 연속 경고에 이은 퇴장까지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나야했다. 전북은 끝내 경기를 만회하지 못하고 시즌 첫 패배를 받아들여야했다. 1패를 넘어 향후 팀 운영까지 차질을 빚게된 게 더 아쉬운 대목이다.

단지 이날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은 올시즌 K리그 최고의 '카드캡터'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갖게 됐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까지 포함하면 올시즌 전북이 치른 6번의 공식경기에서 벌써 코칭스태프 포함 퇴장만 5명이나 나왔다. 퇴장이 나온 4경기에서 전북의 성적은 1승1무 2패에 불과하다.

전북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ACL이 중단되기 전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손준호와 이용이 연이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끝에 1-2로 졌다. 퇴장 선수들이 결장한 시드니 FC(호주)와의 2차전에서는 최보경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또 다시 떠안으며 2-2로 비겨 ACL 2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K리그1만 고려해도 4라운드를 치른 현재 두 번의 퇴장을 기록한 팀은 전북이 유일하다. 지난 24일 대구FC와의 3라운드에서는 공격수 조규성이 두 장의 경고로 퇴장당하며 강원전에서 나서지 못했고, 4라운드에서는 수비수 홍정호와 모라이스 감독이 잇달아 퇴장을 당했다. 다음 경기가 6월 6일 서울과의 라이벌전인 것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전력누수가 더욱 아쉽다. 아무리 K리그에서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전북이라지만 경기 운영을 세련되게 풀어가지 못하고 매경기 카드를 적립하고 있다는 점은 반성이 필요하다.

퇴장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모라이스 감독의 용병술과 선수조합 문제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다. 모라이스 감독은 홍정호의 퇴장 이후 수비 만회를 위해 공격수 벨트비크를 일찍 교체해야했다. 벨트비크는 교체 전까지 팀이 기록한 3개의 슈팅을 혼자 쏘아올리며 이날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전북이 실점 이후 수적열세에도 불구하고 공세를 퍼붓는 과정에서 전방에서 볼을 지키며 마무리해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벨트비크의 부재가 더 아쉬웠다. 쿠니모토-김보경-무릴로-이수빈(후반 이승기)의 2선 조합은 이날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수적열세를 고려해도 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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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광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4라운드 광주FC와 울산 현대의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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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산은 광주를 상대로 고전끝에 간신히 무승부에 그쳤다. 초반 2연승 뒤 지난달 24일 부산전(1-1)에 이어 올시즌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광주는 이날 전까지 K리그1 개막 3연패를 기록하던 최약체팀이었지만 울산은 선제골까지 먼저 내준 끝에 광주에 시즌 첫 승점을 선물하고 말았다. 그나마 울산의 만회 득점도 자력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윤빛가람의 크로스가 광주 수비수 이한도의 몸에 맞고 굴절된 자책골이었다. VAR(비디오판독)결과 주니오의 오프사이드가 인정되지 않은 것도 울산에겐 행운이었다.

울산은 이청용-주니오-불투이스-조현우-윤빛가람 등 전북을 능가하는 초호화멤버를 자랑한다. 문제는 기복이다. 개막전에서 상주 상무에게 4-0 완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이후로는 경기력이 계속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2라운드 수원전에서는 전반 0-2로 끌려가는 졸전을 펼치다가 후반에 대각성하며 3-2로 간신히 역전승을 거뒀다. 드라마틱한 승리이기는 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상당한 불안요소를 보여준 경기이기도 했다. 심지어 3, 4라운드에서 만난 부산과 광주는 모두 올시즌 갓 승격한 팀들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로테이션 운용과 공격 전술의 세밀함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팀이었으면 주전을 차지하고 있을 선수들도 울산에서는 벤치를 지켜야하는 경우가 많다. 김도훈 감독은 광주전에서 이청용을 선발명단에서 제외하고 박정인-이동경 등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가하면, 주득점원 주니오 대신 고명진을 교체투입하는 등 선수진을 폭넓게 가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로테이션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전북과 울산의 공통 고민은 상대의 '밀집수비'에 대한 대처법을 찾는 데 있다. 두 팀 모두 K리그에서 손에 꼽히는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팀은 대개 라인을 두텁게 쌓고 두줄 수비와 역습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상대팀들도 점점 전북-울산의 공격루트와 전술패턴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찾아가고 있다. 전북과 울산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이겨야할 팀들과의 경기에서 확실한 승점을 쌓는 게 중요하다.

더구나 두 팀 모두 다음 경기가 만만치않다. 다음달 6일 전북이 서울, 울산이 포항과 각각 중요한 라이벌전을 앞두고 있다. 서울과 포항 모두 전통의 숙적이자, 공교롭게도 시즌 최종전에서 두 팀의 우승(2016년 전북, 2013-2019년 울산)을 좌절시킨 '악연'이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나란히 주춤하고 있는 '양강'에게 있어서 선두 경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준목 기자(seaof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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