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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특급호텔 객실 홈쇼핑서 사세요… 코로나 한파에 콧대 낮추는 호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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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직격탄에 특급 호텔들 대폭 할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업계가 몸값을 낯추고 있다. 서울 도심의 5성급 호텔까지도 반값 수준 할인을 진행하는 등 모객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25일부터 31일까지 국내 메리어트 계열 19개 호텔을 대상으로 최대 50%까지 할인된 금액에 객실을 예약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최고급 럭셔리 브랜드 ‘JW 메리어트’부터 오는 29일 공식 개관하는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 송도’까지 호텔별로 30~50% 할인률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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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메리어트 호텔 서울 전경.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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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금요일·토요일 주말 투숙객을 대상으로 주중 객실 50% 할인권을 제공하는 ‘주말 투숙+주중 50%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메리어트 계열의 5성급 특급호텔인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쉐라톤 팔래스 강남’ 등을 비롯해 서울·경기 지역의 15개 호텔에서 적용된다.

경주에 있는 4성급 호텔 코오롱호텔은 지난 30일 오후 8시 25분부터 70분간 현대홈쇼핑 생방송을 통해 ‘프리미엄 호캉스 패키지’를 특가에 판매했다. 가격은 4인 평일 디럭스룸 기준 16만9000원부터로, 기존 가격 대비 6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코오롱 호텔은 지난달 말에도 현대홈쇼핑을 통해 같은 상품을 판매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처음 홈쇼핑을 통해 객실 판매에 나섰을 당시에는 황금연휴 직전이어서인지 고객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실제로 5월 한 달간 객실 점유율이 3~4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최근 선보인 특급호텔 전용 카테고리 ‘프리미엄 호텔’에서 ‘갓심비 호텔 특가’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4·5성급 호텔 158개를 최대 90% 할인가에 내놨다. 5성급인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의 경우 10만원대부터 예약 가능하며, ‘힐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등도 50~60% 할인해 판매 중이다.

고급 호텔들이 대폭 할인을 강행하는 이유는 코로나 19 여파로 예약률이 급감했한 데다, 향후 시장 회복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숙박업을 비롯한 여행, 항공 업종이 올해 역성장하고, 업황 정상화도 올해 4분기 이후로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도심 호텔들의 경우 주요 고객이 비즈니스·외국인이어서 타격이 더 크다. 한국호텔업협회의 ‘2018 호텔업 운영 현황’을 보면 서울 호텔 투숙객 가운데 외국인 비율은 63.3%에 이른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 이후 사실상 외국인 고객의 발길은 끊겼다. 한국관광공사의 4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만9415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98.2%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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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컨티넨탈의 GS샵 단독 객실특가 방송판매 이미지. /인터컨티넨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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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이태원과 유통업체발(發) 코로나 19 재확산 조짐까지 맞물리며 도심 특급 호텔의 평균 예약률은 다시 20~30%대로 떨어졌다. 이에 호텔들은 국내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를 겨냥해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긍정적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앞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 24일 서울 시내 5성급 호텔 중 처음으로 GS홈쇼핑을 통해 평소 대비 절반 수준인 10만원대 특가에 객실을 판매했는데, 주문 건수는 1만8000여 건, 주문 금액은 약 2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또 다른 5성급 호텔인 롯데호텔 제주도 현대홈쇼핑에서 객실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주문 건수는 약 5300건, 주문 금액은 24억원을 기록하며, 방송 중 매진됐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5성급 특급 호텔들까지 전례 없는 대폭 할인에 나서는 건 그만큼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당분간 파격 가격 할인이나 홈쇼핑 판매 등 생존을 위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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