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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세종풍향계] "혜택 짭짤하네"… 공무원 사이에서도 인기인 지역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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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지역화폐인 ‘여민전’이 세종시 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공무원들은 재난지원금 자발적 기부와 연가보상비 삭감 등으로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여민전의 페이백(환급) 혜택이 좋기 때문이다. 여민전은 발행량이 한정된데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구매 열기가 높아지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발행된 여민전은 현재 구매 금액의 10%를 환급해주고 있다. 1인 최대 구매량이 50만원이니 최대 5만원까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세종시 대부분의 상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당초 출시 이벤트로 3월 한달만 10% 환급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역상권이 타격을 입으면서 6월까지 연장했다. 일반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훨씬 커 공무원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됐다.

조선비즈

세종지역화폐 여민전./세종시



여민전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이번달에는 판매가 시작된 당일(1일) 하루 만에 88억원어치가 모두 동이 났다. 당초 여민전 판매가 개시된 3, 4월에는 판매가 시작되고 소진까지 약 20일이 걸렸다. 여민전은 출시 두 달만에 발행된 240억원 전부를 판매했고, 출시 후 80일 만에 230억원 결제 기록을 세웠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혜택이 엄청 쏠쏠한 데 이번달에는 평소처럼 여유있게 구매하려다 구매에 실패했다. (환급액이) 가족 외식이나 쇼핑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라 다음달에는 꼭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한번 구매에 실패한 사람들은 인기가수의 콘서트 티켓팅이나 수강신청처럼 ‘촌각’을 다퉈 신청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무원들은 코로나 사태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윗선의 눈치를 보느냐 긴급재난지원금은 ‘자발적으로’ 기부해야 하고 연가보상비마저 깎인 상태다.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연이은 추경에 따른 세출 구조조정 때문에 앞으로 무엇이 더 깎일지 모른다는 공포도 있다. 2차 추경에서는 연가보상비가 깎였고 지원금을 전 가구에 지급하기로 하면서 공무원 교육 연수비 800여억원이 추가로 삭감됐다.

한 경제부처 과장은 "민간에 비해 코로나 타격이 적을 수 있지만, 공무원들 지갑사정도 어려워졌다"며 "세종에 터를 잡고 아이가 있는 집들은 대부분 지역화폐를 사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경제부처 관계자도 "(공무원 월급이) 민간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라 이런 혜택은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세종시는 여민전 발행을 하반기에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 370억원어치 발행하고 하반기에 300억원을 추가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지금까지 하나카드로만 발행했던 여민전카드를 NH농협카드로도 확대한다.

세종=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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