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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홍콩 문제는 불평등과 청년의 문제"…시위 지지하는 韓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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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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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홍콩 민주주의 공동행동이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녹색당과 함께 중국의 국가보안법을 반대하며 홍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정의당 청년모임 모멘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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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지난 28일 오후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홍콩 정부가 2003년 사스(SARS) 사태를 틈타 추진한 국가보안법 제정이 시민 50만 명의 반대로 무산 된지 17년 만의 일이었다.

같은 날 한국의 대학가에서는 다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레논 월)가 붙었다. 각 대학교 커뮤니티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온라인 대자보'가 올라오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지난해 11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듯 이번에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대학생들의 홍콩 지지,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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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한양대학교 인문관 앞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대자보. /사진=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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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민주화 항쟁의 열기가 다시 타오르고 있습니다. 작년의 민주화 운동에서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홍콩 행정장관들과 중국정부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중략) 중국과 행정부는 국제사회의 침묵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홍콩 시민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28일 오후 4시경, 대자보가 붙은 한양대학교 인문관 앞은 조용했다. 불과 6개월 전 사람들이 빼곡하던 대자보 앞에는 기자 한 명만이 덩그라니 서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학교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마스크를 쓴 학생들은 빠른 발걸음으로 대자보를 지나쳐갔다. 그마저도 몇 없었다.

한양대학교 관계자는 "하루 (인문관에) 100~150명 정도가 출입한다"며 "대면수업이 시작되지 않아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한양대학교 대학원생 A씨는 "대자보가 있는 줄 몰랐다. 학부생이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학교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지난해 11월 만큼이나 홍콩 시위에 대한 활발한 의견 개진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대자보를 붙인 한양대학교 사학과 김지문(25)씨는 "(중국의 국가보안법 제정이) 코로나19를 틈탄 이유가 있었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시기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외부 활동이 줄어든 것이지 (홍콩 시위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SNS등에 관련 글을 공유하면 오히려 전보다 훨씬 더 (확산이 된다)"고 설명했다.


왜 홍콩 지지에 나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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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가와 고등학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들. /사진=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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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들은 왜 홍콩을 지지할까. 김지문씨는 "홍콩의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홍콩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홍콩의 문제는) 중국과 유착된 홍콩의 거대자본, 불평등과 양극화, 청년들의 문제에 대한 것"이라며 "한국 젊은이들과 홍콩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먼 나라 이야기인데 이걸 왜 하냐, 공부나 해라, 돈을 받고 하냐는 등의 이야기를 듣는다"며 "(하지만 사람은) 경제적인 (논리로만 움직이는) 생물이 아니다. (민주주의로) 발언의 자유를 얻어냈다면 국제사회의 문제에 공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한다고 갑자기 학점이 떨어지고 학교에서 퇴학당하는 건 아니지만, 쉬운 한 번의 참여로 (홍콩에서) 학점을 못 받고, 퇴학당하고, 경찰에 잡혀갈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며 "경제 (논리로) 이야기를 한다면 참 '가성비 좋은' 활동이다"라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학생 B씨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홍콩의 사태와 인권탄압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민주화시기에 그런 탄압이 있었지 않나. 비슷한 길을 걸어온 나라의 국민으로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홍콩 지지는 어떤 의미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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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한국 대학생, 홍콩 유학생이 27일 서울 중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2020.05.27. photocd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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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 대학생들의 지지는 홍콩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지문씨는 "한국은 이미 이전에 민주화운동을 통해 권리를 쟁취했다"며 "우리의 연대가 그들의 승리가 된다면, 이는 '공동의 승리'와 '공동의 민주화'라는 강렬한 기억과 연대 의식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 대학생 C씨는 "국제적인 지지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를 것이다"라며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 모두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 오직 국제사회의 압박만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C씨는 "(한국 대학생들이) 작년 6월부터 계속 홍콩을 지지해준 데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국제 사회가 연합해 계속 홍콩을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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