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확진자가 다녀간 곳' 맘카페 가입해 삭제 호소…인터넷방역단의 하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송파 인터넷방역단]② "낙인 효과 지우고 지역 경제 살린다"

신청건수 500건 돌파…"전국 확대 기대"

뉴스1

송파 인터넷방역단. (송파구 제공)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그간 온라인 공간에서는 확진자 동선을 두고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교회만 갔다 온 확진자는 '사이비'라고, 헬스장만 다녀온 확진자는 비속어인 '헬창'이라고, 자택에만 있던 확진자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라고 비하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음식점 주인 A씨(35)는 확진 정보에 혹시나 자신의 가게 상호가 뜰까 매번 재난안전문자를 보며 가슴을 졸인다. 혹시나 확진자가 다녀가면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는 어쩔 수 없는 불명예를 얻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지난달 12일 정보공개의 기한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잠복 기간인 '확진자와 마지막 접촉자가 접촉한 날로부터 14일까지'로, 공개 범위도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권고한 지 한 달여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맘카페,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확진자와 그의 경로가 담긴 정보가 넘쳐흐른다.

서울 송파구가 이런 불필요한 정보를 지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31일 송파구에 따르면 인터넷방역단은 지난 21일부터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기한은 코로나19가 종식할 때까지다.

인터넷방역단은 맘카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에 존재하는 불필요한 송파구 코로나19 확진자 관련 정보를 찾아 삭제될 수 있도록 조처한다.

오정필 송파구 인터넷방역단장이 전한 그들의 하루는 숨 쉴 틈이 없었다. 오 단장을 비롯 7명의 조촐한 방역단이지만 일주일여만에 506건의 정보 삭제 요청을 받았다.

방역단은 지난 21일을 시작으로 인터넷상에 떠다니는 불필요한 동선 정보를 서치하고 주민들의 확진자 동선 삭제 신청도 받고 있다.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모니터링을 한다. 인터넷주소와 페이지 주소를 엑셀로 정리해 취합한 뒤 중복사항도 점검한다.

주민들의 삭제 신청도 받는다. 요청 사유로는 Δ미성년자 개인정보 Δ공개 14일 지남 Δ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다양하다.

이렇게 정리한 정보를 오전 중 취합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정보를 전달한다.

전달된 정보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직접 포털사이트 측에 권고해 관련 내용을 삭제하도록 요청한다.

하지만 이처럼 아직 직접 정보를 삭제하지는 못한다. 방역당국 역시 지난 2일 "일단은 요청을 드리는 차원"이라며 강제하진 않았다.

애로사항도 많다. 아직 사업 초기이고, 블로그나 카페에 있는 확진자 정보에 대한 삭제 요청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일이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그 과정도 까다롭다. 직접 운영자와 연락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이에 송파구는 좀 더 홍보 경로를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SNS 파도타기, 애니메이션 만화 제작 등으로 홍보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오 단장은 "확진자와 그 가족들이 낙인효과로 너무 많이 위축돼 있고 경제적인 차원에서 지역경제도 침체되는 악영향도 있다"며 "시행 초창기다 보니 아직 착오도, 보완할 부분도 많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최대한 알리겠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