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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토스 통해서 카드 만들면 10만원"… 이젠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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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모바일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통한 카드 발급 캐시백 이벤트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카드사들은 토스에서 자사 카드를 신규 발급해 일정 금액을 결제할 경우 최대 10만원의 현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 발급과 관련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우회한 마케팅인데, 금감원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이벤트 중단을 요구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여신금융협회, 카드업계는 최근 간담회를 갖고 토스앱 카드 신규 발급 이벤트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이벤트의 중단을 요청했다. 여신협회는 카드업계와 논의를 거쳐 플랫폼 업체를 통한 마케팅에 대한 새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토스를 통해 자사 카드를 신규 발급할 경우 최대 현금 10만원을 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지난 1년동안 자사 카드 결제 내역이 없는 고객이 토스앱에서 신규로 카드를 발급받아 10만원 이상 사용하면 10만원을 현금으로 준다. 같은 방식으로 롯데는 5만원, 신한은 7만원만 사용하면 10만원의 현금을 준다. 삼성카드(029780)는 토스머니 5만원, 국민카드는 스타벅스 커피 쿠폰 15잔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비즈

모바일 금융애플리케이션 토스에서 진행 중인 카드사들의 캐시백 이벤트/토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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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은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모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토스앱 이벤트 카드들은 모두 연회비가 2만원 이하다. 따라서 카드 발급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품은 연 20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신규 발급’이 아닌 ‘결제 고객’에게 현금이나 경품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규제 우회 이벤트가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피해는 기존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릴 경우 카드사의 수익이 악화되고 기존 카드 혜택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IFRS 기준)은 1조646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3%(925억원) 줄었다. 반면 마케팅 비용은 전년 대비 7.7% 늘어난 5183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에서도 출혈 경쟁을 자제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이런 이벤트를 금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최근 카카오뱅크와 토스같은 업체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며 "플랫폼 업체를 통한 이벤트에서 ‘신규 발급에 따른 현금이나 경품 제공’이라는 내용이 없더라도 카드 신규 발급과 관련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벤트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송기영 기자(rck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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