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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0%대 시대…은퇴자 이자생활시대 막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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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0.50% 사상 최저…은행 예금금리 '0%대' 본격화

"제로금리시대는 견디는 게 아닌 돌파해야 하는 것 …투자지식 부족부터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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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 지역 신용협동조합 조합원으로 일부 비과세 혜택을 받던 이 모(66·남)씨는 최근 신협 예금에 넣어둔 1억원 중 5000만원을 뺐다. 지난해만 해도 금리가 2.4%는 됐지만 올해 들어 1.5%까지 떨어져 그나마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었던 신협 비과세 혜택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뺀 돈으로 주식에 투자한 이씨는 이른바 '동학개미'가 됐다.

# 시중은행 지방 지점을 다니다 최근 은퇴한 김 모(56·남)씨는 퇴직금을 포함한 노후자금 5억원을 어떻게 투자할지 고심 중이다. 3억원 가량이 정기예금에 묶여 있는데 급격히 떨어진 금리 때문에 한숨만 나온다. 그는 "물가, 수수료를 생각하면 적자"라고 푸념한다. 최근 원룸 건물을 한채 구매해 임대료가 쏠쏠하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귀가 기울여진다.

예금금리 0%대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자로 노후생활'은 정말로 옛말이 됐다. 은퇴자들이 은행에 돈을 넣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로 생활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현재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비과세 혜택을 받으며 5000만원을 예금에 넣어도 1년 이자 수익은 50만원 언저리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자니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등 잇따른 대규모 손실 사태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는다. 초저금리 시대임에도 역설적으로 정기예금이나 수시로 입출금 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이 몰리는 배경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50%로 0.25%p 인하하자 제주은행은 주요 예·적금 금리를 0.10~0.35%p 내렸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00%에서 0.85%로, 제주Drean 정기예금 금리는 연 1.15%에서 1.00%, 정기적금 금리는 연 1.20%에서 1.00%로 내려갔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 지방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폭 내에서 예금금리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은행은 이번주부터 예금금리를 속속 내릴 것을 전망된다. 금리가 0%대로 내려가는 사례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가 뉴노멀이 되면서 이미 예금 이자로 생활비를 충당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차원에서 예금금리 0%대 시대는 '이자로 노후생활'은 정말로 끝났다는 의미를 담는다.

A시중은행은 지난 2000년에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로 연 7.8%를 제공했다. 현재는 9분의 1 수준인 연 0.9%다. 2000년에는 1억원을 연 7.8% 정기예금에 넣으면 당시 이자소득세 20%를 제외해도 624만원을 챙겼다. 당시 퇴직자들은 1980년대 18%대 금리, 1990년대 10%대 초반 금리 시대를 거친 세대라 저축만 잘해도 노후생활에는 큰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 예금금리 수준으로 세후 연 624만원(월 52만원)의 이자를 받으려면 약 8억2000만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최근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내놓은 생애금융보고서에 따르면 퇴직 후 월 평균 적정 생활비 규모는 252만원 수준이다. 퇴직 후 8억2000만원을 은행에 넣으도 이자로는 월 생활비의 약 20%만 채울 수 있다. 만 62세부터 제공하는 국민연금을 받아도 턱없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퇴직자 중 절반이 넘는 55.1%가 생할비를 벌기위해 은퇴 후에도 재취업했고 나머지 미취업자의 65%도 취업을 희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할 때 금융자산이 3억원 미만이면 평균 69세가 될 때 모든 금융자산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소진 시기는 Δ금융자산 3억원 이상~5억원 미만, 평균 71세 Δ5억원 이상~10억원 미만, 평균 72세 Δ10억원 이상, 평균 77세 등이었다. '이자로 노후생활' 시대는 끝이나고 '일을 하는 노후생활' 시대가 된 셈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찾아보려 해도 연 2%대 은행 상품은 거의 사라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연 2%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은 전체 상품의 0.01%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에서도 연 2%대 금리가 깨진지 오래됐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평균 1.92% 수준이다. 2~3년 만기도 연 1.93~1.94%에 불과하다.

금융투자상품으로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부실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관련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은퇴자가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에 뛰어들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원금이라도 보장되는 안전한 정기예금이나 수시로 입출금 할 수 있는 MMF에 오히려 돈이 더 몰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MMF 설정액은 총 156조7374억원으로 지난달 28일 137조5580억원 대비 약 20조원 증가했다. 올해 초 105조8479억원과 비교해도 다섯달새 50조원이나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제로금리 시대는 견디는 것이 아닌 돌파해야 하는 것이다. 투자자산 비중을 높이되 인컴 중심의 자산운용과 글로벌 분산투자로 다양하게 대체해야 한다"며 "퇴직한 고령자의 대부분이 투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껴 다양한 자산을 찾고 투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를 우선 깨야 한다"고 조언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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