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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리는 체인지업…쿠에바스, ‘조기강판’에 담긴 뜻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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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승부구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숨을 고른 뒤에 한 박자 쉬어보기도 하고 포수로부터 공을 받자마자 바로 투구로 연결해도 내용물이 달라지지 않는다. 초구부터 구사해도 손가락의 감각이 말을 듣지 않는다. KT 외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는 5이닝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그렇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쿠에바스는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KT가 3-14로 패하면서 쿠에바스는 올 시즌 두 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올해 다섯 차례 등판 중 가장 적은 이닝 소화, 그리고 5실점 이상 내준 것도 이번이 두 번째다.

모든 문제는 체인지업에서 시작됐다. 이날 쿠에바스는 총 93구를 던졌다. 그 중 주무기 체인지업을 17개 구사했는데 손끝의 감각이 말을 듣지 않았다. 체인지업 17구 중 스트라이크는 7개, 볼은 10개였다. 쿠에바스의 체인지업이 몇 차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면서 포수 장성우는 승부해야 할 타이밍에 직구를 요구했고, 제구가 되지 않는 체인지업을 철저히 외면한 키움 타자들은 직구만을 노리고 타석에 섰다. 실제로 박동원과 김혜성이 쳐낸 홈런 2개는 모두 쿠에바스의 직구를 걷어낸 것이었다. 흩날린 체인지업이 악순환을 낳은 것이다.

쿠에바스가 해야 할 일은 체인지업 되찾기다. 쿠에바스가 지난해 13승(10패)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체인지업의 힘이었다. 지난해 쿠에바스의 체인지업(구종가치 12.5)은 리그 전체 투수의 체인지업 중에서도 상위권이었다. 타자 앞에서 큰 낙폭으로 떨어지는 쿠에바스의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만들었고, 수많은 내야 땅볼을 유도했었다. 그 덕에 이닝소화까지 가능했던 것. 구단이 직구 구속이 빠른 라울 알칸타라(두산) 대신 쿠에바스와 재계약을 택한 이유도 일맥상통이다. 그때 그 체인지업을 되찾지 못한다면 쿠에바스를 향한 기대치는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조기강판에 담긴 ‘더 이상은 안돼’라는 뜻도 복기해야 한다. 아무리 흔들리는 선발 투수여도 5회까지는 지켜보는 이 감독은 이날 투구수가 100개에 도달하기도 전에 쿠에바스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현재 KT는 불펜 계투조가 불안한 상태다. 마무리 투수 이대은이 2군으로 내려갔고, 주권-김재윤 필승조로 겨우 버텨내고 있다. 전날 필승조 카드를 아꼈다고 해도 선발 투수, 특히 외인 투수라면 적어도 6~7이닝은 막아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KBO리그 경험이 있는 쿠에바스라면 기대가 더 크다. 하지만 결과는 물론 과정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KT는 에이스 한 명이 필요한 팀이 아니다. 모든 선발투수가 에이스와 같은 역할을 해줘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배제성뿐 아니라 쿠에바스의 호투가 절실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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