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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천민이” 네팔서 계급 초월한 결혼 이유로 6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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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성명 “코로나19 봉쇄령 후 계급 차별 범죄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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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 네팔 카트만두 거리 시민들의 모습. 카트만두=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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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제도가 여전히 공고한 네팔에서 최하위 계급인 불가촉천민(달리트)을 겨냥한 살인 등 중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에 우려를 표명한 유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봉쇄령이 내려진 후 달리트를 향한 차별 범죄 실태가 더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소통과 교류가 단절되면서 위험에 노출된 취약계층이 제때 도움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30일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팔 중서부 서루쿰의 달리트 계급 남성 나바라지 비케이(21)가 상위 계급에 속한 여자친구(17)가 사는 마을에 갔다가 마을 사람들에게 쫓겨났다. 마을 사람들은 결혼을 위해 여자친구를 데려가려고 왔다는 이유로 나바라지와 그의 친구 5명을 마을 밖으로 추방했고 쫓겨난 나라바지와 친구 4명은 인근 강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다. 이들은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하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도망치다 강으로 떠밀려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희생자 가족들이 살인 혐의로 고발한 마을 주민 20명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그중 18명은 체포됐고 나머지 2명은 행방이 묘연하다.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자 네팔 내무부가 나서 5명으로 이뤄진 조사단을 꾸리고 지난 28일부터 직접 수사에 들어갔다.

같은 날 네팔 남부 루판데히 지역에서는 달리트 계급의 12세 소녀가 상위 계급 남성에게 강간을 당해 강제 결혼을 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소녀의 가족은 살해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초동 수사에서 강간 후 살해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달리트 계급을 겨냥한 중범죄가 잇따르자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9일 성명을 내고 “21세기에도 카스트제도에 기반한 차별이 세계 곳곳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네팔이 핵심 국제 인권 조약 중 하나인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 가입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네팔 정부에 두 사건에 대한 적극적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달리트 계급에 대한 살인, 강간, 강제 낙태 등 중범죄가 더 심각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네팔은 1960년대 힌두교 카스트제도를 폐지했으나 여전히 인구의 13%가 사실상 달리트에 속해 있다. 이들은 취업과 교육, 예배 장소, 결혼 상대자 선택 등과 관련 차별을 겪고 있다. 카스트는 계급을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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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카트만두에서 이달 1일 결혼식을 하고 있는 모습. 카트만두=신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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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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