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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ER인사이트] 쿠팡·마켓컬리에 씌워진 '불편한' 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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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이커머스 기업 쿠팡과 마켓컬리 물류센터 직원들의 확진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일순간에 늘어나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과 마켓컬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직원들의 병원 격리와 물류센터 일시 폐쇄, 그리고 해당 직원과 함께 근무한 임직원 전원의 진단 검사와 비용지원 등으로 대처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이 그간 받아 온 스트레스가 일종의 분노로 표출되는 것을 이용해 쿠팡과 마켓컬리에 대한 일방적이고 원색적인 비난 여론이 양산되고 있다. 각 업체의 사전 예방조치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물류센터라는 공간에서 많은 이들이 일하고 있었다는 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는 논조의 여론들이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생업을 위한 경제활동을 아예 막을 수는 없기에, 기업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가능한 최선의 방역조치와 위생관리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확산되는 ‘과열된’ 비난여론의 논리대로라면,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 모든 공기업, 사기업의 활동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코로나 확산의 가능성을 0%로 만들 수 있다.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만약 이 상황이 실제로 구현된다고 가정하자. 과연 사람들이 생존을 할 수 있을까. 식료품이나 생활필수품을 구할 수 있는 상점들도 영업을 중단하고, 배송을 할 수 있는 물류센터도 가동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집 안에서 수돗물만 끓여서 마셔야 할 것이다. 관리자들이 없는 수돗물은 과연 마음 놓고 마실 수 있을까.

현재 터져 나오는 쿠팡과 마켓컬리에 대한 비난 여론을 보면, 마치 무엇인가 이 업체들에게서 흠이 발견되기를 기다렸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굳이 비난을 하겠다고 하면 조사를 통해 각 기업들의 의도적 부주의가 있었는지가 밝혀진 후라도 늦지 않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절정에 이르던 불과 몇 달 전 일을 떠올려 보자.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특정 지역의 공급망이 무너져 지역사람들이 생필품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은 일이 있었다. 이 때 쿠팡 등 전국단위 배송이 가능한 업체와 물류업체들이 없었다면, 아마 해당 지역에서는 ‘재난’에 가까운 혼돈의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굳이 그 지역의 예를 들지 않아도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갖춰 놓은 물류시스템과 배송은 온전한 공급망을 유지하며 국민들의 불편을 덜었다. 심지어 이러한 시스템의 우수성은 해외 언론에서 극찬을 받기도 했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인한 국민들이 느끼는 답답함 혹은 쌓여가는 피로감과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특정 기업에 대해 정도를 넘어선 힐난(詰難)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해도 모자란 판국이다.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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