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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시위대 발포' 발언 뒤 美 전역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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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망사건에 분노한 시위 갈수록 태산

트럼프 '약탈시 발포' 언급 불쏘시개 됐나

백악관 진입까지, 경호국 바리케이드 철거

경찰차량 파손 및 전소...'살인자' 낙서도

워싱턴=CBS노컷뉴스 권민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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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앞에서 시위대와 경호국 직원들이 29일 밤 대치중이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빼앗는데 성공했다.(CN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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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배들이 조지 플로이드의 명예를 실추시킨다", "약탈이 발생하면 발포가 일어난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시위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들 글이 그렇지 않아도 분노에 들끓던 시위대들 사이에 불쏘시개가 됐다.

시위대를 폭력배로 칭하고, 시위대에게 발포를 허가한 듯한 대통령의 언급으로 29일(현지시간) 미국은 전쟁터 같은 하루를 보냈다.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경찰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시위는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니애폴리스에서만 발생하지 않았다.

수도 워싱턴DC, CNN본사가 있는 애틀란타 또 흑인들 거주가 많은 뉴욕, LA, 멤피스 등 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경찰서가 전소됐고, 애틀랜타에서는 경찰차량이 불탔다.

투석전이 오가는 시위 현장은 시가전을 방불케 했고, 성난 시위대가 유리문을 깨부수고 들어간 쇼핑몰과 상가는 무법천지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던 백악관 앞에서도 전운이 감돌았다.

백악관 내부까지 진입하려는 시위대를 경호국 직원들이 최루액을 쏘며 가까스로 저지했다.

백악관은 이 때문에 한때 원천 봉쇄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밤늦게까지 백악관 앞에 대치하며 경호국 직원들이 쳐놓은 바리케이드를 물리력으로 제거하기도 했다.

애틀란타의 CNN본사 앞에서 진행된 시위도 폭력으로 점철됐다.

CNN 건물 조형물이 훼손되는가하면 유리로 된 벽면 여러 곳이 파손됐다.

LA 시위에서는 경찰 차량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시위대에 둘러싸인 경찰 차량들이 파손되거나 차량 문에 살인자(Killer)라는 낙서세례를 받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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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시위현장. 경찰들 뒤로 보이는 경찰차량에 살인자(Killer)라는 문구가 선명하다.(CN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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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고 판단한 듯 트럼프 대통령도 황급히 자신의 트윗을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미국 언론들과 민주당에서도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하거나 미화했다며 트럼프의 트윗을 강력히 비판한 때문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 트윗에 다시 글을 올려 "약탈은 발포를 이끈다"고 문구를 살짝 바꿨다.

그러면서 "26일 미니애폴리스 시위 때 1명이 총격으로 숨지고, 전날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7명이 총격으로 부상한 것도 그랬다. 나는 이런 일이 발생하길 원치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그 말(약탈이 발생하면 발포가 일어난다)은 시위 현장에서 총격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로서 말해진 것이지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고 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산업계 경영진과의 간담회 행사에서도 자신의 발언을 주워담기에 급급했다.

그는 "(발포) 문구의 유래가 어디인지 몰랐다"고 말하면서 "플로이드의 가족과 얘기를 나누었고, 훌륭한 분들이었다"며 유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별도의 기자회견에서는 중국 관련된 자신의 입장만 밝히고 이번 사건에 대한 빗발치는 기자들의 질문은 한 개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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