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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약탈하면 총격’ 발언… 불난 집에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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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무릎으로 9분가량 찍어눌러 숨지게 한 사건으로 미국 주요 도시에서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는 성난 군중의 방화, 약탈과 경찰·주 방위군의 최루 가스 및 고무탄 총 등을 동원한 시위 진압으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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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분노한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새벽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방화로 불타는 한 식당 건물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새벽 0시 53분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위대를 ‘폭도’(thugs)로 규정하고,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이 시작된다”고 경고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곧 시위대가 약탈을 하면 경찰이나 군이 시위대에 발포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가 사용한 이 문구는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공언한 월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만들었고, 대표적인 인종 차별주의 시각을 드러낸 표현이라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트위터는 “이 트윗이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 원칙을 위반했다”며 ‘보기’를 클릭한 뒤에야 원문을 볼 수 있도록 ‘딱지’를 붙였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동영상 연설에서 “지금은 폭력을 선동할 때가 아니다”고 비판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대통령이 미국민을 겨냥한 폭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민주당 출신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대통령의 트윗이 사태 수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2020년 미국의 정상적인 모습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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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파문이 커지자 다시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언급은 시위대를 위협하려는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26일 미니애폴리스 시위 때 1명이 총격으로 숨지고, 전날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7명이 총격으로 부상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고 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주요 기업 경영진과 간담회 전에 기자들과 만나 “그 문구의 유래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트럼프가 그 표현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시위대의 행동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처리 강행에 따른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하고, 중국 편향적이라고 비난해온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이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준비된 성명만 낭독하고, 취재진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을 생중계한 CNN, MSNBC 등은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로 전국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이를 완전히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성토했다.

백악관은 이날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밀려오자 한때 봉쇄 조치를 했다가 시위대가 물러간 뒤 봉쇄령을 해제했다. 비밀경호국 직원들은 백악관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에 페퍼 스프레이(최루액 분사기)를 뿌리며 저지했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하는 모습이 텔레비전 카메라에 포착됐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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