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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심려끼쳐 죄송" 키움에 고개 숙인 강정호, 국민 앞에 설 차례[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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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강정호.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이제는 국민 앞에 설 차례다.

‘음주 삼진아웃’으로 오갈 데 없었던 강정호(33)가 공식적으로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이다. 지난 28일 키움 김치현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복귀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 측은 빠른 시일 내에 강정호 에이전트 측과 만나 향후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복귀 의사를 밝히기 전 강정호는 먼저 구단에 고개를 숙였다. 2015년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이 아닌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강정호에 대한 보류권은 키움(전 넥센)에 있다. 어떤 방법이든 다시 그라운드에 서기 위해선 키움과 계약해야 한다. 공식 입장을 밝히기 전 가장 먼저 구단에 사과를 건넨 이유다. 2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단장은 “(복귀와 관련된) 연락이 오기 전 강정호에게 전화가 왔었다. 고심을 많이 하고 있더라. ‘심려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를 첫 번째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과를 받은 단장으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지난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1년 유기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결정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잇따랐고,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비난 여론은 거셌다. 보류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쉽게 품어줄 수 없다. 때문에 김 단장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 판단했다. “(강정호에게) 야구를 하든 안 하든 이 시점에선 직접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하더니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오더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는 조만간 귀국 후 김 단장의 요청대로 기자회견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의 거취는 키움의 손에 달려있다. 그간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지만, 공식적으로 입단 요청을 받은 이상 움직임을 보여야 할 때다. 국민 정서와 여론, 스폰서, 더 나아가 선수단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수도 없이 많아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다. 김 단장은 “구단도 법리적 검토가 필요해 고문 변호사에게 질의해둔 상황이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며 “결정을 내린 게 없어 우선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밝혔다.

앞서 강정호는 사과문을 통해 “죽는 날까지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다시 한 번 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호소하며 연봉 전액 기부까지 약속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곧바로 실행에 옮기긴 어렵다. 계약을 맺더라도 유기 실격 신분이라 1년간 연봉을 받을 수 없는 게 그의 현실이다. 거듭 고개를 숙이고 있는 강정호는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복귀 문은 열렸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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