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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장기자의 비사이드IT]"이번엔 될까" 애플페이 韓 상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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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간편결제 강자 애플페이 韓선 5년째 소문만

높은 수수료·전용단말기 걸림돌…카드사와 협상 막혀

"신용카드 결제에 NFC 도입되면 의외로 쉽게 풀릴 듯"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상반기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IT 업계는 하반기 스마트폰 신작에 대한 각종 루머(유출 및 소문)로 떠들썩합니다. 그 중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이 솔깃할 만한 소식이 있으니 바로 ‘애플페이’ 한국 출시설입니다.

지난 2014년 애플페이가 첫선을 보인 이후 매년 애플페이 국내 도입설이 나오고 있지만, ‘이번에는!’이 ‘이번에도…’로 이어지는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현대카드가 단독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현대카드 ‘제로(ZERO)’의 단종 소식을 두고 애플페이 기반의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도입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겁니다. 결국 제로카드 리뉴얼을 위한 것으로 애플카드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만큼 국내에서도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해프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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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는 (사진= 애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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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용자들이 애플페이 못 쓰는 2가지 이유

우리나라에서는 국산 브랜드이자 스마트폰 업계 글로벌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워낙 높아서 삼성페이가 최고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비접촉식 모바일 간편 결제의 강자는 애플페이입니다.

당연하게도 애플페이가 출시된 다음 해인 2015년부터 국내 서비스 도입을 놓고 국내 애플과 카드사들의 논의가 이어졌으나 지금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결제 수수료와 전용 단말기 도입관련 비용 부담 두 가지입니다.

우선 수수료 문제부터 보겠습니다. 애플은 애플페이의 무카드거래(CNP) 건에 대한 수수료를 국내 카드사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하는 게 아니라 아이폰을 플랫폼으로 인증을 거쳐 결제가 되는 만큼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라는 논리입니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데,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건 애플측이 요구한 수수료율(약 1%)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카드사의 일반적인 결제 수수료율(2% 안팎)의 절반 가량인데다, 애플페이가 이미 도입된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최소 2배 이상 높은 수수료율입니다.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삼성페이가 카드사에는 따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비되는데요. 사용자가 삼성페이를 쓸 경우 결제 과정에서 지문·홍체인식 등에 따른 생체인증 수수료가 건당 5~10원 정도 발생하는데 이는 카드사에서 부담합니다. 그나마도 삼성페이가 아니라 모바일 인증업체가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1000원의 소액 결제라고 해도 수수료가 0.5%에 불과한 셈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물리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바로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근거리 무선통신(NFC) 단말기인데요.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마그네틱 전송(MST) 방식과 바코드·QR코드 결제 방식과는 달리 NFC방식은 전용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애플은 이 전용 단말기 역시 국내 카드사가 직접 보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NFC 단말기 가격이 개당 평균 15만원 이상이라고 하니 카드사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억’ 소리만 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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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는 오프라인에서도 카드 휴대의 번거로움을 덜어주지만, 온라인 쇼핑 시 인증과 결제 절차가 간소한만큼 더욱 빛을 발한다. (사진= 애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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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기대만 무성한 애플페이 이번엔 나올까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애플페이를 우리나라 아이폰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을까요. 카드업계 관계자들에게 들어보면 아직 가능성은 절반 이하인 것 같습니다.

일단 국내 단말기 보급률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10명 중 8명입니다. 애플페이를 굳이 도입하지 않아도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의 80%는 이미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굳이 카드사의 수익원인 수수료의 절반 가량을 내줘야 하는 애플페이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폰12 시리즈의 국내 출시 시점과 맞춘다고 하면 아직 5개월 가량의 시간이 있는 만큼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적으나마 국내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애플페이(아이폰 사용자들)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시장입니다. 이를 공략하기 위해 한곳이라도 ‘총대’를 매고 애플페이를 도입하겠다고 나선다면 제한적이나마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다는 전망입니다. 신용카드로 NFC 결제가 가능해져서 단말기 문제가 해결되면 수수료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고요.

또 애플이 기존의 입장에서 수수료나 NFC 단말기 비용 부담 등의 조건을 다소 완화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결제 트렌드의 대세가 이미 간편결제 쪽으로 기울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시장에 들어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간편결제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뜨겁습니다. 구글은 구글페이에 이어 신용카드인 ‘구글카드’를 준비중이고요. 삼성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부지런히 확대하면서 올 여름 미국 시장에 직불카드형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 머니’를 선보인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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