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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일 만에 땅 밟은 김용희씨 "나와의 싸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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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오후 7시4분께 지상으로 내려와

지난해 6월10일 올라간 이후 355일만

"가장 힘들었던 것이 저 자신과의 싸움"

기자회견도 진행…삼성 측 사과문 발표

"가족 분들이 겪은 아픔 진심으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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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내려와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0.05.29.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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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서울 강남역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삼성 해고자 김용희(61)씨가 삼성 측과 합의하며 약 1년 만에 지상으로 내려왔다.

김씨는 29일 오후 7시4분께 자신이 고공농성을 진행하던 서울 강남역 2번 출구 인근 철탑에서 소방 사다리차를 통해 내려왔다. 지난해 6월10일 철탑에 올라간 이후 355일 만에 땅을 밟았다.

김씨는 지상에 내려온 뒤 휠체어에 앉아 "철탑 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 하나 떨어져 죽으면 우리 가족들에게는 보상해 주는 돈을 주겠지(라고 생각했다)"라면서도 "하지만 '연대해 온 동지님들의 눈에 눈물 나게 하지 말자, 아픔을 주지 말자'(생각하면서) 버텨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과거 문재인 대통령과 좋지 않았던 기억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과 이해 관계가 있다. 문 대통령이 공정하고 반칙없는, 그리고 노동자들이 한 사람이라도 억울하게 해고되고 눈물 흘리는 일 없게 하는 세상을 만든다고 해 정말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문재인 노동자 정책은 어디로 갔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김씨가 1차 부당해고를 당했을 당시 행정소송을 맡은 변호사였다. 김씨는 문 대통령이 당시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 결정적인 입증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을 해왔다.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공대위(공대위)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철탑 밑에서 삼성과의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씨는 오후 6시56분께 소방 사다리차에 탑승했다.

이 단체 대표인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4월29일 협상을 시작해 만 한 달이 되는 전날 오후 6시 협상을 타결했다. 오늘 오전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면서 "삼성과 김용희의 협상 테이블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의 주선으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삼성 측의 사과문 내용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사과문을 통해 "김용희님의 장기 고공농성을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 데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김용희님은 해고 이후 노동운동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었고, 그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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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2020.05.29.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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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아픔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회사의 노력이 부족해 가족분들이 겪은 아픔에 대해 진심으로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이 밖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 "이상의 발표 만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문에는 삼성의 공식 사과 외에도 ▲명예 복직 ▲실질적 보상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에 따르면, 최종합의문에는 삼성 측에서는 삼성 계열사를 대표해 삼성전자 주식회사와 삼성물산 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서명했다. 공대위 측은 임 교수가 대리인으로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참석해 "김용희 당원의 오늘 승리는 무노조 황제 경영으로 노동 기본권을 차단해 온 삼성의 높은 담벼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82년 삼성항공(옛 삼성테크윈)에 입사한 김씨는 노조 활동을 하다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후 지난해 6월10일부터 현재까지 고공농성을 하며 철탑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1991년 노동조합 설립을 결정하는 총회 당일날 부당해고를 당했다. 1994년 삼성건설 러시아지점으로 복직된 후 노조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탄압과 협박을 받고, 따돌림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농성을 벌인 철탑은 최대 지름 120㎝의 좁은 바닥 가운데 봉과 컨트롤 박스가 솟아있다. 그는 잠을 잘 때 허리조차 제대로 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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