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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방화·약탈로 번진 美흑인시위…제2의 LA폭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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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의 과도한 진압 과정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내 항의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성난 시위대 수천 명이 도로와 건물을 점거하고 방화와 약탈까지 일으키자 주정부는 시위 현장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로이드 사망 후 사흘째인 28일(현지시간) 사건 발생지인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애리조나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 미국 전역에서 늦은 밤까지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미니애폴리스 현장에서 CNN 기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소리를 치고 있다"며 "전날과는 달리 소방차가 출동하지 않고 경찰도 보이지 않는다. 경찰은 민감한 상황을 예견해 출동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당국은 이날 밤 10시 이후 "안전상 이유로 해당 구역에 있는 모든 인력을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부터 미니애폴리스와 미네소타 주도 세인트폴에서는 대중교통이 중단됐다. 상황이 격해지면서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약탈하던 사람이 가게 주인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기도 했다. 세인트폴 경찰당국은 "목요일 자정까지 170개 넘는 매장이 피해를 입거나 약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28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월즈 지사는 "사유재산에 광범위한 피해가 보고되고 평화 시위가 위험한 상황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500명 넘는 주방위군 병력이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을 포함해 주변 지역까지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이드 유가족은 파면된 경찰관 4명을 살인 혐의로 체포할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플로이드의 형제인 필로니스는 CNN에 "그들은 동정심도 보이지 않고 조지를 사형시켰다. 우리 가족에게 정의란 그들을 체포하고, 살인죄로 기소하고, 똑같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라며 흐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을 올리며 폭동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폭력배들(thugs)'이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기억을 불명예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썼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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