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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국닛산 철수에 긴장하면서도 미소 짓는 도요타·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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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과 달리 한국시장 반등 기대하는 분위기

도요타·혼다, 과거 누적이익·본사 체력 닛산과 달라

닛산 소비자는 AS품질·중고차 가격 하락 우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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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다른 일본계 브랜드의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모든 일본계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량이 급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에선 도요타·혼다와 닛산은 체질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산과 달리 도요타와 혼다가 그동안 국내에서 다져온 이익기반과 본사의 체력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도요타와 혼다는 이 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국내 사업에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도요타·혼다는 닛산과 달리 한국에서 꾸준한 이익을 내며 재무적 체력을 길러왔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18년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까지 1년 간 6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7년 회계연도에는 608억원, 2016년에는 452억원의 영입이익을 기록했다. 외형에 해당하는 매출은 가장 2018년 회계연도에 1조1,976억원을 기록했다. 혼다코리아 또한 최근 3개 회계연도에 각각 196억원, 51억원, 2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한국닛산은 영업손실에 허덕였다. 같은 기간 141억원, 8억원, 22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본사의 상황도 다르다는 분석이다. 한국닛산의 철수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본 본사가 11년 만에 적자를 낸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닛산은 2019년 회계연도의 연결 결산 기준 적자 규모가 6,712억엔(약 7조7,200억원)에 달했다. 도요타·혼다는 실적이 악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고 있다. 2019 회계연도에 도요타는 2조4,428억엔(28조1,925억원), 혼다는 4,557억엔(5조2,5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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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와 혼다의 국내 법인은 이 같은 ‘체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일본차 불매운동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버틴다는 전략이다. 수 년 전만 해도 렉서스를 포함한 도요타와 혼다는 국내에서 ‘호시절’을 누리고 있었다. ‘디젤 게이트’로 인해 유럽계 브랜드가 타격을 입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수입차 시장의 흐름이 이동하면서 이 부분에 강점을 갖고 있는 도요타와 혼다의 판매량이 뛰어올랐다. 한국토요타는 2015년 회계연도만 해도 매출이 5,969억원에 그쳤지만 3년 만인 2018년엔 1조1,976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익성도 높아 해당 회계연도 영업이익률이 5.7%로 국내 수입차 업계 1위를 기록했다.

혼다 또한 2018년 회계연도 매출액이 4,764억원으로 3년 전 2,133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뛰었다. 반면 한국닛산을 제대로 된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탓에 ‘디젤 게이트’의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도요타와 혼다는 수입차 시장의 ‘알짜배기’로 통했다”며 “이들은 할인을 해 많이 파는 것보다는 수익성 위주 전략을 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시기를 경험한 도요타와 혼다가 한국 시장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며 “불매운동이 지나가고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되길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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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와 혼다 측 역시 한국에서 철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범준 혼다코리아 홍보실장은 “자동차라는 고가의 내구소비재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향후 정비 과정에서 감동을 드리는 게 자동차 회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모로 힘든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이 같은 기본을 지키면서 힘든 상황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8년 간 서비스센터를 유지한다고 밝힌 한국닛산은 이를 위해 딜러사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닛산 철수 후에도 딜러사가 서비스센터를 계속 운영할지, 다른 협력업체를 찾아 운영을 맡길지 논의 중이다.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제작·조립·수입업체가 자동차 판매 후 8년 이상 정비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서비스 품질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서비스센터 수에 대한 규정은 미비한 데다 부품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닛산 14곳, 인피니티 13곳인 서비스센터 개수가 줄어들 수 있다. 중고차 가격 또한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닛산이 국내에서 16년 간 판매한 차량은 약 8만 대에 이른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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