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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채널A 기자, “회사 측이 검찰에 건넨 휴대폰은 위법한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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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모 기자 측 법원에 준항고

“검찰의 위법한 강제처분 취소해달라”

검찰 “영장 범위 벗어난 집행 아냐” 반박
한국일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열린 '채널A 취재윤리 위반과 검ㆍ언유착 의혹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다시 촉구한다'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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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 간부와 유착하고 취재원을 압박해 여권 인사 비리를 캐려했다는 의혹을 받는 채널A 이모 기자 측이 검찰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했다며 법원에 불복 절차를 밟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ㆍ언 유착’ 의혹 사건이 위법한 증거수집 논란으로 확산되게 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착 의혹 사건 피고발인인 채널A 소속 이 기자 측은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위법하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압수한 이 기자의 핸드폰 등을 반환해달라는 준항고를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준항고는 법관이나 검사,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대해 법원에 제기하는 불복신청 절차다.

한국일보가 파악한 준항고 내용에 따르면, 이 기자 측은 검사가 지난 14일 서울의 모 호텔에서 채널A 관계자를 만나 이 기자 소유의 휴대폰 2대를 건네 받은 경위를 문제 삼았다. 검찰의 영장에는 압수수색 장소로 ‘사건 관계자 진술에 의해 압수물이 보관된 곳’이라 적혔는데, 이 기자의 휴대폰이 압수된 호텔은 채널A 관계자와 검사가 만난 장소일 뿐 애초 보관 장소가 아니라서 영장 기재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수집이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3월 말 MBC의 의혹 보도 뒤 채널A 측이 자체 진상조사를 위해 건네 받은 이 기자의 휴대폰 등을 확보하려 지난달 28일 채널A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기자들의 저지로 40시간 넘는 대치전 끝에 철수했고, 이후 채널A 측과 협의해 호텔에서 이 기자 휴대폰 등에 대한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특정된 물건이나 자료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장소면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발부된 영장 내용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 반박했다.

영장 유효 기간도 쟁점이 됐다. 이 기자 측은 검찰이 지난달 말 채널A 본사 압수수색 집행하고서 유효 기간이 지난 영장으로 14일 호텔에서 다시 집행했다는 논리로 위법한 증거수집 논리를 폈다. 반면 검찰 관계자는 “본사 압수수색이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것으로 문제될 게 없다”고 일축했다.

법원이 준항고를 인용한다면 검찰은 호텔에서 압수한 휴대폰을 반환해야 하고, 관련 디지털 증거를 삭제해야 한다. 다시 압수하려면 새로 영장을 발부 받아 집행해야 한다. 다만, 검찰이 애초 확보했던 핵심 증거를 다시 확보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아져 수사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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