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0416918 0252020052960416918 02 0201001 6.1.11-RELEASE 25 조선일보 0 false true true false 1590683436000 1590686300000 related

매일 택배 만지는 쿠팡… 방한복 돌려입고 마스크 안 쓰기도

글자크기

[코로나 팬데믹]

- 접촉 피할 수 없는 물류… 언택트 약한 고리가 뚫렸다

코로나로 주문 급증… 부천 물류센터發 감염 우려 4200여명

알바생들 "일 너무 많아 신분증 검사·안전교육 제대로 안해"

부천·고양 물류센터 폐쇄… 쿠팡은 "장갑·마스크 상시 착용"

쿠팡의 하루 주문량은 코로나 유행 이전 하루 200만건에서 이후 330만건 정도로 급증했다.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사람과 접촉하다가 감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언택트(비대면) 소비를 시작하며 온라인 쇼핑 이용이 급증한 덕분이다. 그러나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 감염 이후 언택트 소비가 코로나 감염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역삼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신모(41)씨는 "코로나 유행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매주 두 번 이상씩 활용했는데 이젠 이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바이러스도 '로켓 배송' 우려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은 '사람'과 '물건' 양쪽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위험이 있다. 지금까지 추적된 쿠팡 부천물류센터를 통한 수도권의 감염 우려자는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4200여 명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물류센터 등 쿠팡 물류망을 통한 택배 배송이 가져올 수 있는 추가 감염 가능성이다.

쿠팡은 고객이 물건을 주문하면 '물류센터→캠프→고객' 순서로 상품을 전달한다. 물류센터에서 입고·분류·재고검사·출고 과정을 거친 상품은 주문 고객의 거주지와 가까운 '캠프'로 배송된다. 캠프는 일종의 택배 대리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캠프에 도착한 상품은 배송기사인 '쿠팡맨'(쿠팡 본사가 직접 고용)과 '쿠팡플렉스'(개인 차량을 이용한 아르바이트 기사)를 통해 고객에게 최종 전달된다. 물류센터→캠프→쿠팡맨→고객 감염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집단 감염이 벌어진 부천물류센터에서 캠프로 물건을 운송하는 기사 603명에 대해 전수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방역 당국은 택배를 통한 감염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쿠팡은 '로켓배송'이라 불리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서비스를 통해 반나절 만에도 배달한다. 이 때문에 택배 상자 표면(골판지)에서 24시간까지도 생존이 가능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우려할 상황이 된 것이다.
조선일보

쿠팡 물류센터.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문량 급증, 방역 관리 독 됐나

코로나 이후 주문량이 급증한 것이 '방역 관리에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늘어난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쿠팡의 각 물류센터는 단기 아르바이트 채용을 늘렸고, 이 때문에 방역 관리에 허점이 생겼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트럭에 싣고 내리는 작업부터 분류하고, 배송을 위해 포장하는 업무는 대부분 아르바이트의 몫이다. 문제는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대부분이 출근 희망일 하루 전에 신청하고, 근무 날짜가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또 다른 지역 쿠팡 물류센터나 다른 회사의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기도 쉽다. 실제로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마켓컬리 물류센터 일용직은 단 하루만 근무했다.

이들은 정규직 직원과 달리 방역 당국이 동선을 일일이 확인해야 해 접촉자 조사에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7일 "기하급수적으로 접촉자나 노출 장소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중이용시설인 물류센터는 정부가 지난 3일 공개한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에서는 아예 빠져 있었다.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에서 대다수 물류센터가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아 코로나 확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포털 사이트 등에 올라온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후기에는 오전·오후·심야조로 끊임없이 근무자들이 바뀌면서 냉동창고 작업 때 방한복이나 방한화를 여러 명이 돌려쓰거나, 휴게실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달 부천물류센터에서 일한 한 아르바이트생은 구직 사이트에 "출퇴근 셔틀버스에 마스크 없이 타는 사람은 물론이고, 관리자급 직원도 '의사 전달이 잘 안 된다'며 마스크를 안 쓰는 것을 봤다"고 적었다. 또 다른 경험자들은 "일이 많아서인지 처음 아르바이트하는데도 안전교육 10~20분 하는 게 전부", "신분증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증언을 온라인 사이트에 남겼다. 다른 업체 물류센터도 비슷한 상황이다. 마켓컬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20대 남성은 "작업장 곳곳에 손 소독제가 놓여 있지만, 빈 통인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쿠팡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550만건이 넘는 코로나 확진 사례 중 택배를 통한 전파는 한 건도 없었다"며 "배송 직원은 물류센터 직원과 만날 일이 없고 물류센터와 배송 직원 모두 장갑과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작업해 안전하다"고 했다.


[진중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볼만한 영상 - TV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