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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닛산, 16년만에 한국서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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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본 닛산자동차가 1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일본 닛산의 글로벌 사업 재편에 따른 결정으로, 일본차 불매운동에 코로나19 확산 여파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한국에서 영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닛산은 오는 12월 말 한국 시장에서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한다고 밝혔다. 현재 재고가 남은 알티마와 맥시마, QX50, QX60, Q60 등 5종 차량은 연말까지 판매된다. 기존 닛산과 인피니티 고객을 위한 차량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 애프터서비스(AS)는 국내 법규에 따라 2028년까지 지속적으로 제공될 방침이다. 다만 한국닛산에서 일하는 40여 명의 직원은 단계적으로 고용 계약이 해지될 예정이다.

한국닛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철수는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사업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건전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본사에서 내린 최종 결정"이라며 "대내외적인 사업 환경 변화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고, 본사는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닛산은 2004년 4월 한국닛산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그러나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강점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일본차인 도요타자동차와 렉서스, 혼다자동차 등에 밀렸다. 2018년에는 일본에서 품질·연비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닛산과 인피니티 판매량은 총 9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급감했다. 최근에는 일부 딜러사를 대상으로 계약 중단을 통보하고, 신차마저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3월 회계법인인 한국닛산은 2016년(2016년 4월~2017년 3월) 2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래 2017년 7억원, 2018년 141억원 등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닛산은 앞서 지난해 9월에도 한 차례 한국 시장 철수설에 휘말린 바 있다.

당시 한국닛산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한국 시장에서 영업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이 뒤바뀌었다. 특히 본사인 일본닛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한 게 타격이 컸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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