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美 사망자 10만 넘었지만… 트럼프 “검사 세계 최다” 자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NYT·WP 1면 희생자 애도 기사 / 한국·베트남전 전사자보다 많아 / 초기 위험성 축소한 트럼프 성토 / 경제 재개 확진 늘어 재유행 우려 / 바이든 “치명적” 트럼프 실정 비판 / 트럼프 부실 대처에도 지지 견고 / 국정 지지도 41% 1년간 변동없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7일(현지시간) 10만명을 넘어섰다. 미 언론은 전대미문의 피해를 언급하면서 희생자들을 애도했지만,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코로나19 검사가 세계 최고인 1500만명을 넘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세계일보

지난 27일 뉴욕의 한 병원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10만2107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영국(3만7460명)의 2.7배였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174만5803명으로 전 세계 확진자의 30%를 차지한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이날 1면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부고기사를 냈다. NYT는 “역사적으로 이번 희생 규모를 비교해보면 숨이 멎을 지경”이라며 지난 12주간 코로나19 희생자가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의 미군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1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미군의 2배가량이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초기 폭발로 사망한 사람들과 맞먹는다고 전했다. 미국인만 따지면 이라크전 희생자의 22배, 9·11 테러 사망자의 33배, 아프가니스탄전쟁 사망자의 41배, 진주만 공습 사망자의 42배라고 보도했다. WP는 “미국에서 어떤 감염병도 코로나19처럼 빠르고 무자비하게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았다”며 “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상황에서 감염병이 모든 주에서 사람들을 희생시켰고, 격리 조치로 인해 죽은 이들을 애도하는 의식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위험성 축소’에 앞장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5명뿐이다. 이마저도 며칠 안에 0에 가깝게 내려갈 것”이라고 한 발언을 소개하고, “미국 대통령 연대기 중에 이보다 더 재앙적으로 틀린 예측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 없이 “미국의 코로나19 검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1500만을 넘었고, (경제를) 안전하게 열라”고 짧게 언급했다. 미 언론은 50개주가 모두 부분적·전면적 경제 재가동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확진자가 늘면서 2차 유행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최대 치적인 경제지표가 무너진 상황에서 조기 경제 정상화가 너무도 필요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주는 14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1천명의 짧막한 부고 기사로 채워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24일자 일요일판 1면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여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컴퓨터 화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맞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국가가 여러분과 함께 슬퍼하고 있다”고 희생자를 애도하고 “이것은 우리가 도달하지 말았어야 할 치명적인 이정표다. 그것은 피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지지도’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한 언론사와 공동으로 지난 13~19일 미국 성인 4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1%,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3%였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역시 41%로, 지난 1년여간 거의 변동이 없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