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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흑인 사망

美 `흑인사회 분노` 미네소타 이어 LA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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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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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숨을 쉴 수가 없다. 배와 목이 너무 아프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주 경찰이 비무장 상태로 체포된 흑인 남성을 무리하게 진압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흑인 사회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분노가 들끓고 있다. 비슷한 피해 사례가 최근들어 세 번째로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 '고질병'으로 여겨져 온 인종차별 이슈가 다시 뜨겁게 쟁점화되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주요 정치인들이 이 사건에 주목하면서 인종차별이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로스앤젤레스(LA)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순찰대 자동차 유리창을 파손했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25일 위조지폐 거래 용의자로 플로이드를 체포한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그의 목을 5분간 무릎으로 눌러 제압했다. 플로이드가 고통스러워하면서 "나를 죽이지 말아달라"고 애원했지만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코피를 흘리며 움직임을 멈추고 나서야 구급차에 옮겨 태웠지만 끝내 사망한 뒤였다. 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으로 이 사건이 알려지자 경찰당국은 관련 경찰관 4명을 즉시 파면했다.

그럼에도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 요청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사법당국이 이 슬픈 사건을 이미 조사하고 있다"며 "정의는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일한 후보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이 모든 문제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FBI와 법무부가 나서는 동시에 담당 경찰관들에게 더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5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한 백인 여성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목줄을 묶으라고 말했다는 이유만으로 흑인 남성을 경찰에 허위 신고하는 일이 발생해 공분을 샀다. 에이미 쿠퍼라는 여성이 경찰에 전화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나를 위협한다"고 소리지르는 장면을 해당 남성이 찍어 트위터에 올리면서다. 여성을 고용하고 있던 투자회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우리는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그를 사실상 해고 조치했다.

앞서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는 마을에서 조깅을 하던 20대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를 백인 부자가 총을 들고 쫓아가 사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용의자인 그레고리 맥마이클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는 "강도 용의자와 닮았다고 생각해 그를 추격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2월 발생한 사건이지만 담당 검사가 수차례 바뀌는 등 진행이 미뤄지다가 이달 인터넷에서 주목받은 뒤에야 74일 만에 이들 부자가 체포됐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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