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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엄마 흔들어 깨우는 두살배기…인도 코로나 봉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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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니하르주의 한 기차역 승강장에서 23세 여성이 사망했다. 여성의 2세 아들이 사망한 여성에게 덮여진 담요를 들추며 엄마를 깨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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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아기가 엄마가 싸여있는 담요를 흔든다. 그래도 엄마가 일어나지 않자 담요를 들추고 잡아당기기를 반복한다. 엄마가 이미 숨진 줄 모른 채.

인도 북부 비하르주 한 기차역 승강장에서 포착된 이 짧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인도 사회가 슬픔에 빠졌다.

영상을 공유한 인도의 한 정치인은 "아기는 엄마에게 덮인 담요가 수의인 줄 모르는 것"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외신들은 이 사건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도 정부가 취한 강력한 봉쇄 정책이 낳은 비극이라고 타전했다.

27일(현지시간) 인도 방송 NDTV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23살의 이주노동자다. 코로나19 확산에 봉쇄령이 발동되자 지난 24일 고향 카티하르로 가기 위해 인도 정부가 마련한 특별 열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영상에 등장한 두 살짜리 아들, 자매, 자매의 남편 등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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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니하르주의 한 기차역 승강장에서 23세 여성이 사망했다. 여성의 2세 아들이 사망한 여성에게 덮여진 담요를 들추며 엄마를 깨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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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여성의 사인이 열차에서 제대로 음식과 물을 먹지 못했기 때문이란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함께 열차에 탔던 자매는 "열차를 탈 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무자파르푸르역에서 여성의 시신을 플랫폼으로 내린 뒤 부검을 위해 병원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은 플랫폼에 시신이 방치된 사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와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일하던 이주 노동자들은 지난 3월 강력한 봉쇄 정책이 시행되자 일자리를 잃었다. 생계가 막막해진 이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도 차편을 구하지 못해 지난 몇달을 난민처럼 지냈다. 급기야 폭염 속에서 걸어서 고향으로 향하다 숨지는 이도 속출했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에야 이들이 고향으로 갈 수 있도록 특별 열차편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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