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시나쿨파]미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하면 베이징 춤출 것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 News1 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의 홍콩 보안법 통과를 앞두고 홍콩 특별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 경고를 하는 등 대중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27일(현지시간)에만 홍콩 특별 지위 박탈, 미 하원의 위구르 제재 법안 통과, 중국 자산 동결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다. 만약 홍콩이 특별 지위를 박탈당한다면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홍콩에 자치권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제 홍콩이 미국법에 따른 특별지위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뉴스1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홍콩의 특별지위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 미국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음에도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근거해 홍콩에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지위를 부여했다.

이 법은 미국이 홍콩에 무역,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의 여타 지역과는 다른 특별대우를 하는 것이다.

홍콩 주민들에게 비자 면제 혜택을 주며, 관세도 특별대우를 받는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홍콩은 예외였다. 이에 따라 중국상품이 홍콩상품으로 둔갑해 미국에 수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홍콩의 송환법 반대시위가 격화되자 중국의 개입이 이어지면서 자치권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홍콩의 민주화를 응원하기 위해 의회가 통과시킨 ‘홍콩인권법’에 서명했다.

뉴스1

지난해 9월 15일 홍콩 시위대가 성조기와 우산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콩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정치상황을 평가해 자치권이 일정 수준에 미달할 경우,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은 이 법에 근거해 대중 압력을 최대한 고조시키기 위해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조치가 미국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미국 전문가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수잔 손튼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은 미국이 홍콩인권법을 추진할 당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의 민주화를 돕기 위해 미국 의회가 홍콩 인권법을 통과시켰으나 오히려 홍콩시민들만 고통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수잔 손튼 - SCMP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는 “미국은 채찍을 휘두르고 싶어 하지만 그 채찍에 맞는 사람은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이라며 “홍콩 인권법 추진은 미국 의회가 중국과 홍콩과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된 엄청난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으면 홍콩은 더욱더 베이징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베이징 권부는 길거리에서 춤을 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중국은 물론 미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홍콩은 중국이 세계로 진출하는 창구일 뿐만 아니라 미국 자본이 중국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이기도 하다. 미국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면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기업들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미국이 더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선전이라는 대체재를 이미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이 이미 홍콩을 추월했다. 1997년 반환 당시 홍콩은 전체 중국 GDP의 25%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3%에 불과하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박탈당해도 중국 전체 경제가 받는 타격은 미미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베이징이 아니라 홍콩을 힘들게 할 뿐이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inopark@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