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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코로나19 피해 막심 이탈리아…정부 인사들은 신변 위협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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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최대 피해 북부 롬바르디아 주지사·교육장관 등 경찰 경호받아

연합뉴스

아틸라오 폰타나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주지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규모 인명피해를 본 이탈리아의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신변 위협으로 경찰 경호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25일부터 루치아 아촐리나 교육부 장관의 신변 경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작년 말 차관에서 승진한 아촐리나 장관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갖은 협박과 모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3월 초 각급 학교를 폐쇄하고 지난달에는 학생들의 등교 시점을 9월로 미루는 등 교육 관련 위기 대응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급·졸업 시험을 치를지를 놓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도 26일부터 경찰의 경호 아래 놓였다.

폰타나 주지사는 최대 야당인 극우 정당 동맹 소속으로 당 대표 마테오 살비니와 정치적 동지 관계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위기 정국에서 방역 대책을 놓고 중앙정부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그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살해 협박을 받는 등 증오의 분위기와 맞닥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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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아 아촐리나 교육부 장관. [EPA=연합뉴스]



롬바르디아 주도이자 금융 중심지인 밀라노엔 그를 '살인자'라고 묘사한 벽화도 등장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롬바르디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번영한 지역이지만 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첫 확진자와 첫 사망자가 모두 이곳에서 발생했다.

26일 기준으로 롬바르디아주 누적 확진자 수는 8만7천417명으로 이탈리아 전체(23만555명)의 37.9%를 차지한다. 사망자 규모는 1만5천896명으로 전체(3만2천955명) 절반에 육박한다.

특히 방역 사각지대에 있는 일부 주립 요양원에선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주 정부의 부실 대응과 관료주의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외에 방역 주무 부처인 보건부의 피에르파올로 실레리 차관도 최근 신변 안전을 이유로 경찰 경호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각에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드러난 정책 결정권자들의 무능과 고통스러운 고강도 봉쇄 정책 등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자기 뜻에 반하는 정책을 펴는 정치인에 대한 감정적 공격이 자행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폰타나 주지사는 관련 성명에서 "최근 너무 많은 원한과 증오를 마주해야 했다"며 "불행하게도 이는 특정 정치 세력이 퍼뜨린 거짓 선동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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