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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日 불매에 코로나19까지…김 빠진 수입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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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B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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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캔에 1만원' 대중화를 이끌었던 수입맥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맥주 수입량의 30%를 차지했던 일본의 불매운동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홈술족이 늘며 다양한 주류를 접하기 원하는 트렌드도 영향을 미쳤다.

27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맥주 수입액은 6743만 달러로 전년 동기간(9603만 달러)대비 29.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액이 8534만 달러로 1.3% 감소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맥주 외면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2억8090만 달러로 전년대비 9.3% 줄었다. 맥주 수입액이 감소한 건 세계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이후 10년 만이다.

수입맥주 고전에는 일본 불매운동 영향이 컸다. 동기간 일본산 맥주 수입액은 167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2094만 달러)대비 무려 92%나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맥주는 현재도 편의점 '4캔에 1만원' 행사에서 제외된 상태다.

국산맥주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CU에 따르면 올해 3월 전체 맥주 매출 중 국산 비중은 50.3%를 기록해 2017년 이후 3년 만에 수입(49.7%)을 제쳤다. 수입산 비중은 2013년 23.5%에서 2018년 60.4%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부터 줄어드는 추세다. GS25에서도 올해 1~5월 전체 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간대비 12.1% 증가했는데, 수입맥주는 오히려 4.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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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밀맥주`. [사진 제공 = BG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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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수입맥주 질주를 막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증가하면서 익숙한 수입맥주보다는 다양한 주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GS25에서 올해 1~3월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대비 20.1% 증가했다. CU에서도 3월 와인 매출이 39.2% 늘었다.

다양한 수제맥주가 등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CU는 국내 브루어리와 손잡고 '퇴근길 필스너', '곰표 밀맥주' 등 수제맥주를 출시했다. GS25도 2018년부터 카브루와 협업해 광화문, 제주 백록담, 경복궁, 남산 등 주요 랜드마크를 콘셉트로한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그결과 CU에서는 올해 1~5월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간대비 355.6%나 급증했다.

수입맥주 고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맥주 과세 체계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용량 기준의 '종량세'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술의 용량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수제맥주 등 국산 캔맥주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CU는 이달 출시한 곰표 밀맥주에 대해 4캔 1만원 행사를 적용했다. 대부분 수제맥주 행사는 3캔에 9900원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맥주 수입이 차질을 빚고 있진 않다"며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지속되는데다 5년간 익숙해진 수입 맥주대신 와인과 수제맥주 등 다양한 주류를 접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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