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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에 기업들 눈치…"가격조정 횟수 줄이고, 한번에 확 올린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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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에 기업들 눈치…"가격조정 횟수 줄이고, 한번에 확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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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최근과 같은 저물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기업들이 상품의 가격조정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한 번 가격을 조정할 땐 큰 폭으로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한국은행은 '조사통계월보'에서 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른 개별기업의 가격조정행태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을수록 기업들은 가격조정빈도를 낮추는 반면 가격조정폭은 높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은이 2014년부터 2019년 9월까지 한국소비자원의 주간 가격자료를 이용해 기업의 상품가격 조정빈도와 조정폭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5년 이후 가격조정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하한 상품 비율은 2014년 월평균 27.8%, 2015년 29.4%를 기록한 뒤 지난해 1~9월에는 22%로 하락했다. 반면 2014년엔 한 번 가격을 인상할 때 월평균 8.5% 올렸지만, 지난해 1~9월엔 한번에 18.9%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분석 결과 저물가 상황일수록 기업이 비용상승 등 가격인상 요인을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고 미루다가 가격조정시에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낮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품 가격을 자주 올리면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격조정 횟수는 줄이고, 한 번에 많이 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물가상황이 기업의 가격조정행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경기상황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등 경기와 물가간 관계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미시적으로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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