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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청년 취업대란, 환란 때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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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대 고용률 54.6%

경제활동 참가율 60% 그쳐

공공·민간 채용 사실상 중단

‘코로나 상실세대’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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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20대 청년층의 경우 이미 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상황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과 민간기업의 채용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청년층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당시의 임금과 근로조건이 악화할 경우 그 영향이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취업대란을 겪고 있는 청년층이 ‘코로나 상실세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한 전체 취업자 수 감소폭이나 실업률 등은 금융위기 당시보다는 나쁘지만 외환위기 때보다는 다소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청년층의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외환위기 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의 경우 전년대비 감소폭이 지난달 47만6000명으로 외환위기 때인 2009년(-8만7000명)보다 6배 정도 많았지만, 외환위기 때인 1998년(-127만6000명)보다는 심각하지 않았다. 전체 실업률도 지난달 4.2%로 2009년(3.4%)보다 높지만, 1998년(7.0%)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었다.

통계청이 실업자 통계작성 기준을 1999년부터 구직기간 1주에서 4주로 변경하는 등 통계작성 기준이 달라 단순비교가 어렵지만, 가장 광의의 고용지표인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다른 연령층보다 20대 연령층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음이 드러난다.

연령대별 인구에 대비한 20대 고용률의 경우 지난달 54.6%에 머물러 2009년(58.4%)에 비해선 3.8%포인트, 1998년(57.4%)에 비해선 2.8%포인트 낮았다. 경제활동참가율도 지난달 60.1%로 2009년(63.0%)에 비해선 2.9%포인트, 1998년(64.8%)에 비해선 4.7%포인트 낮았다.

이는 지난달 전체 고용률(59.4%)이 2009년(58.8%)과 1998년(56.4%)보다 높았고, 전체 경제활동참가율(62.0%)도 2009년(60.8%)과 1998년(60.6%)보다 양호했던 것과 대비된다. 연령대별로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더라도 20대를 제외하고 대체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았다.

20대 청년층의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외환위기 수준보다도 악화된 것은 취업시장이 과거 위기 때보다 훨씬 얼어붙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취업기회를 상실한 청년층이 구직 활동을 포기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고용률은 물론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연령층은 일시휴직일지라도 일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지만 청년층은 이런 기회조차도 없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취업이 늦어지거나 불리하게 출발할 경우 경력상실로 인한 임금손실과 근로조건 악화가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증 연구에서도 첫 취업이 1년 늦을 경우 이후 10년 동안 임금이 같은 연령 근로자보다 연평균 4~8% 낮아지고, 첫 직장의 임금이 10% 낮아지면 10년 후에도 이것이 지속되거나 취업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와 같은 청년층 취업대란이 지속될 경우 과거 ‘외환위기 세대’와 같은 ‘코로나 상실세대’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청년층 고용개선을 위한 정부·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한 셈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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