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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美·中 기술전쟁에 TSMC·삼성 경쟁도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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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반도체 전쟁은 삼성전자에 득일까 실일까.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하는 미국은 대만 회사 TSMC에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한다. 대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시험대에 든 것으로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판도가 요동칠 조짐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석권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추격자인 삼성전자가 세계시장 1위인 TSMC과 어떤 경쟁을 펼칠지 주목된다.

머니투데이

/사진=AFP





삼성전자 VS TSMC, 첨단 파운드리 공장 투자 발표…발단은 美의 화웨이 제재?

26일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지난 21일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경기도 평택사업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시설을 구축키로 밝힌 것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화웨이에 제재를 가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사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TSMC도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약 15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글로벌 파운드리 양대 업체들이 나란히 대규모 투자 방안을 내놓은데 대한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1%, 삼성전자가 15.9%다.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중이지만 TSMC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그 지위는 압도적이다. 순수 파운드리 제작만을 앞세워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철칙이 수 십 년 간 고객과 신뢰를 다져온 바탕이 됐다.

TSMC의 미국 공장 투자 발표 시점과 맞물려 공교롭게도 미 상무부는 미국 소프트웨어·기술을 활용한 외국 반도체 제조업체는 미국 허가 없이 화웨이 측에 반도체칩을 공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수출 규제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9월 시행이 예고됐다.

미국의 이 규제는 화웨이를 정확히 노린 것으로 풀이됐다. 이미 지난해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명단에 올린 것을 넘어 화웨이 자회사 뿐 아니라 대만 TSMC 등 외국 기업으로부터도 반도체 부품 조달 통로를 막은 셈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TSMC의 결정이었다. TSMC로서는 매출의 23%가 애플에서, 14%가 화웨이서 나오는 등 미국과 중국은 모두 중요한 큰 손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향 매출 비중이 더 큰데 매출 약 60%가 북미 고객사에서 나온다.

TSMC는 미국 공장을 짓기로 했을 뿐 아니라 미 상무부의 새 제재 방안에 따라 화웨이에서 수주마자 중단한단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중립'을 지켜온 TSMC가 미국쪽으로 기운 모습으로 읽혔다.


중립 지켜온 TSMC, 미국 어떤 '당근' 내놨길래 맘 바꿨나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까지 이어진 비공개 논의에서 미 상무부 관계자들은 TSMC에 미국 공장을 열어줄 것을 촉구했지만 수개월간 TSMC는 비용을 이유로 그러한 제안을 거절했다"며 "최근 미국으로부터의, 자금지원 약속을 포함한 간청은 회사의 마음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어 "미 국무부 관리는 미 의원들이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자금 지원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으로부터의 구체적인 회유책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TSMC 대변인은 애리조나 공장 발표 배경에 대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봤다"고만 밝혔다.

대만 마켓 인텔리전트 앤 컨설턴팅 연구소의 크리스 헝 부국장은 "이번 규제로 세계 시장이 흔들리며 중국과 미국이 독자적 산업 체인을 세우게 됐다"며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투자 결정은 산업 기술 비밀과 안전을 지키려는 미국과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그동안 중국도, 미국도 그 어느편도 아닌 입장을 주장해왔던 대만의 TSMC가 방향을 바꾼데 따른 파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미 증권 전문매체 모틀리 풀은 "(TSMC의 최근 움직임은) 회사가 점점 고조되는 무역전쟁에 휘말리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TSMC의 움직임이 트럼프 행정부와 대만의 분리독립 세력을 기쁘게 할지도 모른다"면서도 "TSMC가 화웨이를 단절키로 한 것은 장기적으로는 칩 제조사(로서의 역할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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