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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주 스쿨존 사고 피해자 측 "아이 치고 내려서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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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경북 경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SUV 차량이 자전거를 타는 초등학생과 부딪힌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자 측이 고의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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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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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1시38분쯤 경주시 동촌동 스쿨존에서 자전거를 타고 모퉁이를 돌아 앞서 가던 초등학생과 뒤따르던 SUV 승용차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A(9)군은 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는 인근 공원에서 놀던 자기 딸을 괴롭히고 달아난 A군을 붙잡기 위해 쫓아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측은 운전자가 차로 자전거 탄 아이를 200여m를 쫓아와 고의로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전 놀이터에서 A군이 운전자의 딸인 5살 아이와 다툼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A군이 아이의 어깨를 때렸다. 이 일로 A군을 꾸짖기 위해 쫓아오다 들이받았다는 것.

피해자 가족은 26일 YTN에 “사고가 난 후 운전자가 태연하게 차에서 내렸다. 칠 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놀라지 않았다”면서 “아이가 피가 나니까 어쩔 줄 몰라 해서 안아줬다. 그 와중에서도 운전자는 ‘내 딸을 때려서 그렇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또 같은날 SBS 인터뷰에서 피해자 가족은 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서 다친 아이에게 ‘왜 때렸냐’며 다그치기부터 했다며 고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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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뉴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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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는 앞서 A군의 누나가 인스타그램에 당시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사고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승용차가 자전거 뒤를 따르다 부딪히면서 멈추는 모습이 담겼다.

A군의 누나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 A와 아이 B가 실랑이가 있었는데, B의 엄마가 자전거 타고 가던 A를 중앙선까지 침범하면서 차로 쫓아가 고의로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를 고의적으로 냈고 사고난 구역도 스쿨존”이라고 말했다.

또 “자세한 사항은 파악 중이나 고의적으로 자전거 타고 가는 아이를 차로 쫓아와서 들이받는 경우가 사람으로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싶다”며 분개했다.

이후 해당 글 댓글에 ‘A군이 5살 아이를 심하게 괴롭혀 운전자가 보복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자, A군의 누나는 또 다른 글을 올려 “놀이터에서 여자 아이가 ‘야’라고 하자 동생이 ‘야 라고 부르지 마라’고 했고 동생이 ‘까불지 말라’며 어깨를 살짝 밀쳤다. 그러자 아이가 울었고 어머니께 때렸다고 말했다. 아이 어머니께서 오셔서 동생을 혼냈다. 그리고 동생은 자전거를 타고 갔고 그 길로 쫓아온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경찰은 운전자의 고의성 여부를 비롯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가해 운전자는 아이를 꾸짖기 위해 쫓아간 것은 맞지만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고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만큼, 일명 ‘민식이법’ 위반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어린이 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는 가중 처벌 된다. 스쿨존 내 사고로 어린이에게 상해를 입힐 경우 500만∼3000만원의 벌금이나 1∼15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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